윤봉준 뉴욕주립대(빙햄턴) 경제학과 교수
코로나바이러스와 이에 따른 경제난 와중에 미니애폴리스의 백인 경찰관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질식사시킨 데 대한 공분으로 연일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열리고 여러 도시에서 흑인 폭동이 일어났다. 'Black Lives Matter' 운동가들과 정치인들은 차별 금지를 해법으로 내세우지만 흑백 갈등은 흑인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개선되지 않는 한 해결이 어렵다.
흑인종 차별은 오랜 역사가 있다. 셰익스피어가 1603년에 쓴 '베니스의 흑인 오셀로의 비극'에는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비밀 결혼을 검고 늙은 숫양과 흰 암양의 성적 관계로 흑인을 비하하는 악인 이아고의 대화가 나온다.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55세 이상 인구에서 흑인의 고혈압 비율이 백인의 2배에 달한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스트레스도 하나라고 한다.
미국은 이민자의 국가다. 원주민 인디언은 수적으로 미미하다. 영국인(WASP·백인 앵글로 색슨 퓨리턴)에 이어 유럽 각지에서 종교적 박해, 사회 혼란, 경제난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 왔다. 뒤에 온 독일인, 아일랜드인, 남유럽인, 동유럽인, 유태인은 선착순으로 차별을 받기 마련이었다. 그러다 결국 그들은 모두 백인 그룹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흑인은 남북전쟁 종식으로 노예에서 해방되지만 차별이 계속되다가 1964년 민권법안 통과로 법적 동등권을 부여받게 되었다. 민권법 6조에 의하면 "미국인은 연방 지원을 받는 모든 프로그램과 활동의 참여나 혜택에서 인종, 피부색, 출신 국가로 인하여 제외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제도와 법으로 개인의 편견이나 취향까지 규제할 수는 없다. 또 인종쿼터제에 의한 흑인우대정책은 (특히 아시아계의) 역차별을 낳고 있다. 신입생 선발에서 하버드를 위시한 일류 대학들이 흑인-히스패닉 지원자를 우대하고 아시아계를 차별하고 있다. 예컨대 2009년 프린스턴 대학은 입학사정에서 수능점수(SAT 2천400점 만점)를 아시아계는 백인보다 140점, 히스패닉보다 270점, 흑인보다 450점을 더 받아야 동등한 취급을 받았다.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사건과 같은 흑인에 대한 경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을 없애고 복지사(social worker)로 대체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우범지대에서 경찰이 없어지면 범죄 증가로 흑인 주민이 더 큰 피해를 본다.
공무 중 민간인을 사살한 미국 경찰의 비율은 669명 중 1명(2015년)으로 크지 않다. 다만 민간인 사살로 경찰관이 유죄 처벌을 받는 비율은 1천분의 1로 극히 낮다. 경찰노조의 보호막 때문이라는데 이를 개선하면 경찰의 과잉 폭력을 줄일 수 있다.
2018년 미국 인구의 13.2%가 흑인이지만 경찰에 사살당하는 비율은 26.2%로 평균보다 2배 더 높다.(그들의 95%가 남성) 그러나 살인자의 39%가 흑인임을 감안하면 경찰이 유독 흑인에 대한 검문, 수색을 심하게 하는 것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흑인의 범죄율이 높은 이유는 결손가정에 있다. 흑인 아동의 미혼모 가구 비율은 2018년 65%로 전체의 35%보다 월등히 높다. 아버지의 훈육 없이 자라다 보니 문제아가 많아진다. 교원노조가 장악한 학교는 아동교육보다 교사들의 철밥통 보호가 우선이다.
흑인 가정이 파괴된 원인은 흑인 빈곤을 묻지마식 복지 프로그램으로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없어도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할 수 있으니 미혼모 가정이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 이에는 흑인 차별을 정치 선동화하고 복지지출 확대 경쟁에 나섰던 정치인, 특히 흑인 정치지도자들의 책임이 크다.
차별금지법과 복지 프로그램으로 미국 흑인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왔다. 근본적인 해결은 흑인 아동이 충실한 교육을 받고 건전한 성인이 되어 취업하고 온전한 가정을 이루는 것, 즉 흑인 문화의 개선이다. 흑인 지도자들의 역할은 흑인 가정의 보호와 자조 운동에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은 다행히 국내의 인종 갈등은 없다. 대신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정치인이 있다. 정치적 위기를 때우려고 죽창가, 토착 왜구 등 인종주의적 발언으로 국민을 선동한다. 그것이 초래하는 안보 위협과 국익 훼손을 숙지하고 대일 선린외교의 큰 정치에 나섰으면 한다.
윤봉준 뉴욕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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