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소유물이 아니야"… 사회복지법인 가정복지회 변상길 대표이사

입력 2020-06-10 16:48:18

상호 존중 바탕으로 결속력 다져야…가족 결속력 회복 주력한 사업 실시
가족 위한 사회적 안정망 필요, 가족 정책도 유기성 강화해야

변상길 가정복지회 대표.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변상길 가정복지회 대표.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가족은 사회의 기초입니다. 옅어지고 있는 가족의 결속이 중요하지만 개인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둬선 안 됩니다. 사회적 안전망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한국전쟁의 아픔과 경제성장에서 무너진 가족의 가치를 세우자는 뜻을 가진 대구시민들이 1970년 대구시청 강당에 모여 설립했던 '가정복지회'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변상길 가정복지회 대표이사는 "경제적, 환경적 이유로 가족이 따로 떨어져 사는 등 가족 기능 또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며 "내부 결속이 약해지면 가족 구성원도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다. 결국 떨어져 있어도 우리가 가족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내부 결속력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가 가정 복지 사업에서 역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가족 결속력의 회복'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족 간의 존중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대표는 "아이 혹은 가족 구성원을 소유물처럼 여기고 통제하는 행동은 여전히 만연하다. 최근 천안 아동학대 사건도 결국 이런 인식에서 비롯됐다. 가족은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다. 구성원의 자율성을 무시하고 통제하는 행동은 결국 가족 구성원의 개별화를 촉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가족들이 스스로 해결하라는 권고나 조언에 그쳐선 안 된다고 했다. 지자체, 국가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변 대표는 거듭 강조했다.

대구시의 가족 정책도 정책 간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일자리사업, 가족친화인증 등 개별 정책들이 모두 의미가 있고 타 지자체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각각의 정책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 대표는 "예를 들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과 가족품앗이 등 공동육아나눔터 확대가 연계되지 않는다. 국공립어린이집을 확대하고 어린이집 부모들이 가족품앗이를 조직하거나 참여하게 하면 좋지 않겠나. 크게 보면 가족 정책인데 따로 진행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가정복지회는 앞으로도 급변하는 가구 형태의 변화를 반영한 가정복지사업과 복지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빈곤과 교육 기회의 상실에 있는 저개발 국가를 돕는 것도 향후 10년의 청사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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