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3차 추경 처리 야당 협조 당부"…金 "7선 관록 살려서 정상적으로 개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여야 수장 자격으로 상견례를 가졌다. 김 위원장 취임을 계기로 마련된 자리에서 두 사람은 환담을 나누면서도 국회 원 구성 문제, 3차 추가경정예산 등 현안에는 뼈있는 말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인사차 이 대표를 예방했다. 1일 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한 지 사흘 만이다. 둘은 10여 분 간 공개회동에서 코로나19 사태에서 초당적 협력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또한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코로나발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위원장이 "전 세계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경제상황을 겪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한 번도 정부 재정이 경제 정책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하자 이 대표도 "그동안 너무 국가부채 이야기만 과도하게 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오는 4일 국회에 제출되는 3차 추경안 처리 협조도 당부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원 구성 문제를 꺼냈다.
김 위원장은 "제일 중요한 건 개원 문제"라면서 "이 대표가 7선의 관록을 갖고 있으니 그 경험을 살려서 정상적으로 개원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단독 개원도 불사하겠다는 민주당 입장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현재 민주당은 통합당을 배제한 채 5일 국회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고, 통합당은 이에 반발해 추경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 뜻을 내놨다.
그러자 이 대표는 "21대 국회는 20대 국회와 달라야 한다"며 "(국회법에) 5일 국회 개원을 하도록 돼 있다. 기본적인 법은 지키면서 협의할 것은 협의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난 곧 대표 임기가 끝난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원숙해 잘 풀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공개발언이 끝난 후 5분여 간 배석자 없이 독대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지적했고, 이 대표는 재차 3차 추경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두 사람 인연은 1988년 13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평화민주당 후보였던 이 대표가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민주정의당 후보로 나선 김 위원장을 이겼다. 2016년에는 김 위원장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정무적 판단'을 이유로 이 대표를 컷오프(공천배제) 했다. 이 대표는 탈당 후 총선에서 승리하고 복당해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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