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5일 임시회 소집 요구…통합당 뺀 국회 개원 가시화

입력 2020-06-03 16:46:52 수정 2020-06-03 21:06:50

이해찬 "발목 잡지 마라"…김태년 "주사위는 던졌다"
통합당 "원 구성 협상 마무리 후 개원해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일에도 보수 야당의 반대와 상관없이 5일로 예정된 국회 개원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여야 협상이 공전하자 군소정당과 함께 국회법 절차대로 마무리하겠다면서 미래통합당을 향한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인 것이다.

이날 오전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법에 따라 오는 5일 의장단을 선출하도록 하겠다"며 "국회법에 따라 국회 문을 여는 것이 협상, 양보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다음 주에는 상임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3차 추가경정예산 심사와 각종 민생법안 심의에도 착수해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겠다"며 "소집 요구서에서 빠진 통합당과 국민의당은 21대 국회 개원부터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전날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4개 정당과 함께 188명 명의로 21대 국회 첫 임시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국회사무처는 5일 오전 10시 임시국회 소집을 공고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주사위는 던져졌다. 법이 정한 날짜에 국회를 연다"며 "5일 국회 문이 활짝 열리면 법을 지키지 않는 정당이 아무리 아우성친다 하더라도 일하는 국회를 위한 개혁의 발걸음은 잠시도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청산하는 정치 대혁신의 역사적 전환점이 돼야 한다"며 "정쟁 때문에 국회를 멈춰 세우고 타협해선 안 된다. 그것은 협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원내대표는 보수 야당을 향해 "지금 국민께서 21대 국회에 명령한 최고 가치는 일하는 국회"라고 덧붙였다.

오후에는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현안 브리핑에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법을 지켜 정시 개원하는 것을 막기 위해 '히틀러와 나치'까지 언급하는데, 주 원내대표 발언은 수권법의 통과 과정과 나치의 독재화 과정을 잘못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국회법을 무시하는 행태가 오히려 히틀러식 독재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원·추경 협상 등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원·추경 협상 등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통합당은 국회법 규정은 훈시 내용이며 관행에 따라 본회의는 교섭단체 합의 하에 열리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한다.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의장단이 없을 때 임시회 소집 공고만 할 수 있을 뿐 임시회 시작이나 진행에는 관여할 수 없어 의장이 없는 지금 다수당이라도 본회의를 열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관례에 따라 국회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한 다음 국회를 개원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민국 3대 선출 권력인 대통령, 국회, 지방권력을 이미 싹쓸이했다. 그나마 몇 안 되는 야당 몫인 상임위원장까지 독식해서 의회독재 꿈꾸는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이어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소신 표결했다고 해서 공천도 받지 못하고 징계까지 당했다. 이런 당내 민주주의조차 질식되는 국회 상황에서 177석의 정당이 '국회법대로'를 외치면 국회는 필요 없는 것이고 야당도 필요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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