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위에 강경 대응 천명…바이든 등 강력 비판, 군 내부서도 우려

입력 2020-06-02 16:11:52 수정 2020-06-02 16:25:40

리더십 실종·국제적 위상 잃어간다는 비판도 제기

미국 전역에서 흑인 사망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 캘리포니아 주(州)방위군이 전격 투입됐다. 연합뉴스
미국 전역에서 흑인 사망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 캘리포니아 주(州)방위군이 전격 투입됐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에 들러 성경을 들고 사진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한 뒤 바로 백악관 안으로 복귀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에 들러 성경을 들고 사진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한 뒤 바로 백악관 안으로 복귀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흑인 사망사건'에서 촉발된 미 전역의 폭력시위 사태와 관련해 군대를 포함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진압하겠다고 강경 대응할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강한 비판에 나섰고 군 내부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대응이 리더십 실종 사태를 부르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미국의 지도적 위상을 약화시킨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나라 전역에 확산한 폭동과 무법사태를 끝내려고 한다"며 "평화로운 시위대의 의로운 외침이 성난 폭도에 의해 잠겨버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폭동과 약탈을 단속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연방 자산과 민간인, 군대를 동원할 것"이라며 자신이 워싱턴DC에 군대를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의 주지사들을 향해 주 방위군을 배치해 거리를 지배하라고 촉구한 뒤 이를 거부할 경우 군대를 배치해 신속히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트위터로 "대통령이 미군을 불러내 미국 시민에 맞서게 하고 있다"며 "수치스럽다"고 비난했다.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트위터로 "그는 평화로운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쐈다. 사진 찍기 위해"라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나라의 영혼을 위해 그를 물리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아 주 방위군의 토머스 카든 소장은 "군대가 미국인의 일상 치안을 담당하는 상황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선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34년간의 군 생활에서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업무"라고 말했다.

시위는 1일(현지시간)에도 곳곳에서 7일째 이어졌다. 많은 도시에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지만 수도인 워싱턴DC에서는 통금 시간 이후에도 시위대가 거리를 돌아다녔고, 일부 지역에서는 통금 전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 이 와중에 경찰이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제압할 때처럼 목을 무릎으로 누르는 방식으로 약탈 용의자를 진압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검시관은 이날 보고서에서 숨진 플로이드의 사인이 "경찰관의 제압과 억압, 목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심폐 기능의 정지"라며 그의 죽음을 '살인'으로 분류했다.

한편,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인종차별의 본질적 문제에 접근해 상황을 안정시키려 하지 않고 오히려 특유의 분열을 조장하는 행보로 코로나19 위험도 벗어나지 못한 미국을 더욱 아수라장으로 몰고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도 한때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수호자 격으로 여겨졌으나 현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 반응과 일부 동맹국 조차 돌아서는 현실은 미국의 명성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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