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앞으로 세상은 B.C.(Before Corona·코로나 이전)와 A.C.(After Corona·코로나 이후)로 나뉠 것이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이런 말이 나올 만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코로나를 기점으로 참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올해 초 중국에만 국한되었던 코로나19가 한국을 넘어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됐다. 그 결과 문턱 없이 자유롭게 왕래하던 지구촌이 국가마다 출입국을 제한해 인적·물적 교류가 멈춰버린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다보스포럼 주제가 '세계화 4.0'이고, '공유경제'가 세계적인 화두였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다. 에어비엔비와 우버 등 공유경제의 대표적 기업들이 줄줄이 존폐 기로에 내몰린 것을 우리는 현재 지켜보고 있다.
세계가 멈춰 서면서 해외 진출 및 수출 기업이 타격을 입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내수기업들마저 무너지기 시작했다. 초유의 경제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정부와 정책 금융기관에서 소상공인과 기업을 위한 정책자금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대구시 역시 '코로나19 극복 범시민 대책위원회'와 '비상경제 대책회의'를 개최하며 분야별 전문가들과 함께 방역 수칙을 마련하고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대구시 경영안정자금 1조원과 1천억원의 기업보증 지원, 제조업체 수도요금 전액 감면 등이 결정됐고, 상대적으로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중견 기업을 위한 금융지원 협의체도 구성을 앞두고 있다.
정부·지자체, 금융기관, 기업 등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 하고 있기에 대구는 코로나 극복에 한층 더 다가서고 있다.
그런데 기업에는 생존 후 더 큰 문제가 남아 있다. 바로 코로나 이후, 우리 기업이 겪게 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화의 취약성이 드러난 만큼 생산기지의 '리쇼어링' 등 기업이 원가보다는 리스크나 회복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세계 각국이 '각자도생'을 모색하면서 정치·경제적 보호주의가 심화되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등 전 세계적인 재구조화가 중장기에 걸쳐 다방면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정세가 종전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앞을 내다보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드라이빙 스루 선별진료소'라는 기발한 생각을 제시하고, 뛰어난 기술력으로 '진단키트'를 수출하며, 사재기와 같은 큰 국가적 혼란 없이 '성공적인 방역'을 이뤄 전 세계의 극찬을 받고 있는 '일류국가'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안정된 기초 산업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생각과 뛰어난 기술, 올바른 방향만 제시할 수 있다면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 우리 모두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 서 있다. 두렵지만 우리 지역은 국채보상운동과 2·28 민주운동을 이끌었던 위기 극복의 DNA가 있는 만큼 한마음으로 똘똘 뭉친다면 충분히 잘 이겨낼 것으로 생각한다.
부디 서로를 배려하는 가운데 허리띠를 졸라매 어려운 시기를 넘기고, 창의적 사고와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시기에 대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하는 주역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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