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이웃에게 마음 전하거나 반려견 치료에 사용
“뜻밖의 돈, 가뭄에 단비 같아…무기력한 삶에 자극”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빠듯해 하고 싶은걸 못하고 있었는데…. 지원금 덕분에 소원을 이뤘어요."
긴급재난지원금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홀몸 어르신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8일 대구 동구의 한 주택에서 만난 A(75) 씨는 "지원금을 받자마자 바로 생각난 게 손주들이었다"고 했다. 지원금을 수령한 뒤 A씨는 곧장 아들 내외가 사는 북구 구암동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8살, 11살 손주들에게 돈가스를 사먹이고 용돈도 쥐어줬다.
B(71) 씨는 16년간 함께 생활한 반려견 '해피'의 치매 치료를 위해 지원금 대부분을 사용했다. 해피는 남편도, 자녀도 없는 B씨의 가족이자 친구 같은 존재. 하지만 몇 달 전부터 방향감각을 잃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등 치매 증상을 앓기 시작했다.
해피를 동물병원에 데려갈 형편이 안 돼 냉가슴만 앓던 B씨에게 지원금 40만원은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동앗줄이었다. 그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입금되자마자 병원을 찾아 해피의 치매검사와 건강검진을 했다.
B씨는 "해피가 워낙 나이가 많은 데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큰 차도는 없을 것이라는 야속한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지원금으로 내 자식 같은 해피에게 마지막 도리를 해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원금을 생계에 보태 요긴하게 쓴 이들도 있다. C(75) 씨는 지난 22일 새 싱크대를 장만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싱크대는 사용한 지 35년이 넘어, 쓸 때마다 물이 새서 바닥이 흥건해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아 싱크대를 바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받게 된 지원금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았다. 여기에다 생활지원사가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신청해서 받은 주거개선지원금 50만원을 더해 새 싱크대를 장만할 수 있었다.
동구 진명노인복지센터 관계자는 "다른 어르신들도 지원금으로 미뤄둔 병원 진료를 받거나, 겨울철을 대비해 난방유를 미리 사놓는 등 매우 귀하고 소중하게 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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