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항상 멀리 있어 그리운 그런 분이었다. 지금도 보고 싶지만 언제나 보고 싶었다. 1남 5녀를 둔 우리 아버지는 거친 파도를 가르는 어선의 선장이 었다. 원양어선을 타셨던 아버지는 북태평양, 대서양 등 전세계 바다를 누비신 분이다. 어릴때부터 길게는 1년정도 까지 집에 돌아 오지 않으신 적도 있다. 그렇다보니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아버지는 오랜기간 동안 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 오시면 양손엔 통닭과 빵을 한가득 사오셨다. 우리는 그날이면 모이를 기다리는 새끼 새들 마냥 '와~'하며 웃곤 했다. 6남매를 키우시면서 배까지 타시느라 힘들만도 하지만 항상 호탕하고 유머가 많으신 분이셨다. 또 아버지는 칼국수와 고스톱을 참 좋아하셨는데 패를 나눌때 불리한 패를 상대에게 주기 위해 밑장을 준다는 일명 밑장빼기가 특기실 정도로 좋아하셨던 기억이 남는다.
가족들이 아버지를 걱정할까봐 외국에는 10명이 먹어도 배부른 피자가 있다든지 허풍을 섞은 농담을 자주하셨다. 이런 이야기를 어릴적 깔깔 거리며 재미있게 듣곤 했는데 다정했던 우리 아버지 였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싶다.
4년 전 쯤 아버지와 함께 일본에 여행을 갔었는데, 그때도 아버지는 커피를 마시며 "해외에 다니면서 에스프레소 이런거 마시지, 믹스커피는 안마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하셨다. 아버지는 원양어선을타고 해외를 다니시다 보니 커피는 에스프레소를 마셔야지 하면서 믹스커피 대신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분이셨다. 일본을 다녀온 뒤로도 일본 여행이야기를 자주하셨는데, 사실 일을 하다가 보급을 위해 정박하는 경우, 일로 해외에 다니셨다보니 수많은 국가를 다녀오셨지만 제대로된 여행은 거의 해보지 못하셨다. 하지만 건강이 나빠지면서 지난해 4월부터는 신장 투석까지 받으면서 더이상 여행은 가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
오늘 따라 아버지가 더 보고 싶다. 많은 자식을 두셔서 모두에게 고루고루 사랑을 주시며 잘 키워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아빠의 딸 아들로 태어나서 자랑스럽습니다. 아빠.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립습니다. 딸 김수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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