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강력 반대에도 홍콩보안법 강행 통과

입력 2020-05-28 16:47:17

전인대 전체회의서 홍콩보안법 압도적 찬성 통과…반대 1표

2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시민들이 중국이 제정하려는
2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시민들이 중국이 제정하려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은 악법이라고 규탄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감시·처벌하는 내용의 '홍콩 국가 안전 법률 제도와 집행 기구 설립에 대한 결정'(홍콩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중국 전인대는 28일 오후 3시(현지시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제13기 3차 전체회의를 열고 홍콩보안법 초안을 의결했다.

이번 표결에는 전인대 대표단 2천885명이 참여했으며, 찬성 2천878표, 반대 1명, 기권은 6명이었다.

전인대 소조는 이미 지난 22일 전인대 개막 후 홍콩보안법을 심의하며 추가 의견을 반영하고 내부 조율까지 마쳐 전체회의 통과는 기정사실로 여겨져 왔다.

홍콩보안법은 홍콩에 정보기관을 세워 반(反)중국 행위를 막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금지·처벌처벌 수위 등 구체적 법안은 앞으로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만들고 홍콩 정부가 발표하게 된다.

전인대는 홍콩 보안법의 취지에 대해 "홍콩 내에서 국가 안보를 해치는 행위를 효과적으로 예방·억제·처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안전부 등 중국 중앙정부 정보기관이 홍콩에서 조직을 만들어 활동할 근거도 마련됐다.

중국은 그간 홍콩 의회를 통해 홍콩 보안법을 제정하려 했으나 야당, 시민 사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해 홍콩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자 그해 11월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에서 "법을 바꿔 홍콩에 대한 전면 통치권 행사하겠다"고 밝힌 후 5개월만에 홍콩 보안법을 직접 제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인대 표결을 앞둔 27일(현지시간)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의회에 보고하는 등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미국은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할 경우 경제·통상 등의 분야에서 홍콩에 부여해온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이처럼 미중 간 첨예한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는 홍콩보안법이 제정됨으로써 홍콩의 자치에 타격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홍콩의 사업환경 상 강점들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홍콩이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뒤에도 글로벌 금융허브 및 기업들의 아시아지역 사업 중심지가 된 데는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홍콩 변호사 안토니 다피란은 "홍콩이 중국에서 사업하는 데 따른 정치적 위험으로부터 분리된 피난처로서 역할을 못 한다면 외국 기업들이 홍콩에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중국에 직접 진출하거나 아시아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홍콩이 그동안 중국의 역외 금융센터 역할을 하면서 중국의 외자 유치에 일조해왔고 중국제품의 수출 통로로도 기능해온 만큼, 중국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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