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1시간여 진행… 윤미향 당선인은 참석 안 해
이용수 할머니 "검찰에서 윤 당선인 잘잘못 밝혀내 죗값 받아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2시 30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정의기억연대 전신) 등에 대한 통한의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5일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정대협 모금 의혹 등에 대해 첫 폭로를 제기한 지 18일 만이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정대협이 그간 위안부 문제 해결에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폭로를 이어갔다. 이 할머니는 지난 19일 대구의 모처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정의연 전 이사장)과 만남을 가지면서 기자회견에 참석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윤 당선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위안부 모금 부끄러웠다
1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 할머니는 먼저 윤 당선인과 관련된 불만을 토로했다. 이 할머니는 "1992년 6월 25일 당시 정대협 간사였던 윤 당선인이 29일에 모임이 있다고 오라고 해서 갔다. 한 교회였는데 정년퇴직한 어느 일본인 선생님이 (할머니들에게) 100만원씩 나눠줬다"며 "그때부터 정대협이 모금하는 걸 봐 왔다. 그때 모금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왜 모금을 하는지 모르고 30년을 살았다"고 했다.
정대협이 그간 위안부 피해자들의 피해 보상책 마련에는 뒷전이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은 한 번도 할머니들에게 '위안부 피해를 입었을 당시 어디에 끌려갔는지' 등에 대한 증언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 그간 정대협에서 할머니들을 상대로 이 점을 밝혀 줬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 할머니는 정신대 피해자들과의 차이점도 분명히 했다. 이 할머니는 "정신대 피해자들은 공장에 갔다 온 할머니들이다. 아주 더럽다고 생각하고 듣기 싫어하는 위안부하고는 많이 다르다"며 "나는 대만·가미카제 특공대 부대에 끌려갔고 끌려가서 당한 것은 말로 다 못 한다"고 했다.
이어 정대협 등이 정신대와 위안부 피해자를 한데 묶어 활동을 하는 바람에 일본의 사죄, 배상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30년 동안 일본에 사죄, 배상을 하라고 했는데 일본이 안 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일본으로서도 위안부, 정신대가 뭔지 알아야 사죄하고 배상하지 않겠느냐"며 "수요집회에 나온 학생들까지 고생을 시켰다. 정대협이 정신대 문제만 다뤘어야 했다.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대협, 위안부 피해자 이용만 해
위안부 피해자로서 정대협 등에 이용만 당했다며 괴로운 심정도 토로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 측에 '내가 왜 성노예냐'라고 물으니깐 '미국 사람 들으라고, 미국이 겁내라고'라고 했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했다는 생각에 자다 일어나서 펑펑 울었다. 왜 내가 바보같이 당하면서 살았을까, 말도 못했을까 싶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난 18일 대구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진 윤 당선인과의 만남에 대한 소회도 털어놨다. 이 할머니는 "어느 날 저녁 숙소 문을 열라고 해서 열어주니깐 윤 당선인이 들어와 놀라서 넘어갈 뻔했다"며 "윤 당선인이 한번 안아 달라고 하기에 30년간 활동을 같이 했고 원수진 것도 아니고 해서 안아줬다. 윤 당선인과는 그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깐 눈물이 왈칵 났다"고 전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협정 당시 일본 정부가 건넨 10억엔의 용처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낸 10억엔도 내가 알았다면 돌려보냈을 것이다. 자기들한테는 나눔의 집에 있는 사람만 피해자였다. 일본에서 받은 돈에 대해 나에게는 비밀로 했고 그들만 도왔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의 잘못은 검찰에서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그 사람(윤 당선인)은 자기가 당당하게 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받아야 한다. 국회의원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또 사리사욕을 챙기려는 게 아니겠느냐"며 "안성에 지어진 화려한 쉼터에 윤 대표 아버님이 사셨다고 하던데 이 같은 엄청난 점은 검찰이 밝힐 것이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사퇴를 바라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윤 당선인이 지금까지 마음대로 해왔으니깐 제가 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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