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한지마늘 밭떼기 가격 작년 50% 수준으로 폭락…톨마늘 수매량 늘리고, 수매가 Kg당 8천원 보장해야
한지마늘 수확을 20여일 앞두고 마늘 가격이 폭락을 거듭해 농민들의 한숨 소리가 의성 들녘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한지마늘 주산지 의성에서의 밭떼기 거래 평균 가격은 660㎡(200평)에 210만~260만원 선이다. 이는 '지난해에 비하면 40~50% 정도 폭락했다'는 게 농민과 상인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정부 정책 엇박자(?)
사정이 이런 가운데 농촌 현장에서는 정부가 폭락를 거듭하고 있는 산지 한지마늘의 가격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한지마늘 긴급안정제'가 되레 산지 마늘값 폭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는 의성군에서만 '2020년산 한지마늘 긴급안정제'를 추진하고 있다. 규모는 10ha 정도로 물량은 100t, 사업비는 농림축산식품부 2억6천700만원(국비 8천만원, 도비 4천만원, 군비 9천350만원, 기타 5천34만원)에 자체 의성군비 7천800만원 등 3억4천500만원이다.
지난 22일 오전 9시 30분 의성군 단촌면 새의성농협 단촌지점 회의실에는 '2020년산 한지마늘 긴급안정제 단촌면협의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위원들은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산지 마늘값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한지마늘 긴급안정제'가 의성 지역 산지 마늘 가격 폭락의 주범으로 떠오르고있다"며 "당장 정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는 지난 3월 1차로 난지형인 대서·남도마늘 660㎡(200평)를 전국의 산지에서 폐기할 경우 농가에 233만원을 지원했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는 의성군에만 '2020년산 한지마늘 긴급안정제'를 추진하면서 한지마늘 농가들에 대해 660㎡당 폐기 지원비로 의성군의 지원비 52만원을 포함해 212만원을 책정, 한지마늘 폐기 지원비가 난지마늘 폐기 지원비에 못미치는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2주 전만 해도 의성군 단촌면 등지에서 거래되는 한지마늘 밭떼기 거래 가격은 660㎡당 210만~260만원 선에 거래됐으나 정부와 농협중앙회의 '2020년산 한지마늘 긴급안정제' 정책이 나오고 난 이후에는 160만원 선으로 뚝 떨어졌다.
이는 밭떼기로 마늘밭을 사들이는 상인들이 '한지마늘 긴급안정제'에 따른 농가 폐기 지원비를 기준으로 수확 때 부담할 인건비 40~50만원을 뺀 가격을 농민들에게 제시하기 때문이다.
'2020년산 한지마늘 긴급안정제 단촌면협의회' 류용하(62) 위원은 "작년 이맘때는 단촌면에서 한지마늘 660㎡의 밭떼기 거래 최고가는 6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며 "'한지마늘 긴급안정제'를 추진하더라도 농가들의 생산비 등을 위해서는 폐기 지원비가 최소 350만원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인주(62) '2020년산 한지마늘 긴급안정제' 단촌면협의회장은 "정부가 '2020년산 한지마늘 긴급안정제' 정책을 폐기하고 대신 톨마늘(4㎠ 이상)의 수매량을 늘려야 한다. 수매가 또한 1kg에 8천원은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천 농가도 시름
영천지역 마늘재배 농가들도 난지형(대서종) 햇마늘 출하를 앞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역대급 가격하락 우려속에 정부가 내놓은 수매가격도 지난해와 같은 kg당 2천300원으로 결정돼 농가마다 '생산비도 못 건진다'며 아우성이다.
영천시와 지역농협, 경북마늘주산지협의회 등은 마늘가격 안정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수확전 산지폐기 방법 외에는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영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난지형 피마늘 10kg(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3만2천200원이다. 1년전 5만1천원과 평년 5만5천300원 대비 가격이 40% 이상 떨어졌다. 이달 말부터 영천을 비롯한 산지 햇마늘 출하가 본격화되면 가격 하락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영천지역의 경우 올해 마늘 재배면적이 1천206ha로 전년대비 485ha가 줄었지만 기상여건이 양호해 생산량은 작년과 비슷한 3만9천t 정도의 풍작이 예상된다.
영천시 신녕면에서 마늘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예상됐던 일이지만 올해도 가격 하락 우려에 따라 마늘밭을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정부 수매가격에 넘기느니 혹여라도 마늘값 반등을 기대하며 상대적으로 많은 인건비를 지불해가면서 수확을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영천시는 지난 3월말 채소(마늘)가격안정제 사업을 통해 지역농협 계약재배 농가의 마늘밭 184ha에 대해 3.3㎡당 1만1천677원을 보상해주고 산지 폐기를 완료했다. 또 정부의 마늘 수급안정 추가대책에 따라 이달부터는 3.3㎡당 1만2천508원을 보상해주고 계약재배 농가 104.7ha, 미계약 일반농가 25.2ha의 마늘밭을 갈아엎고 있다.
영천시 관계자는 "햇마늘 출하가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늘값 폭락사태를 미리 예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정부 수매를 올해는 특등급(kg당 2천300원)과 함께 1등급(kg당 2천100원)까지 확대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이틀 연속 '소신 정치' 선언에…여당 중진들 '무모한 관종정치'
국가 위기에도 정쟁 골몰하는 野 대표, 한술 더뜨는 與 대표
비수도권 강타한 대출 규제…서울·수도권 집값 오를 동안 비수도권은 하락
[매일칼럼] 한동훈 방식은 필패한다
[조두진의 인사이드 정치] 열 일 하는 한동훈 대표에게 큰 상(賞)을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