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찜통 선별진료소'…의료진들 어쩌나

입력 2020-05-24 18:07:11 수정 2020-05-25 09: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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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 그대로 흡수하는 텐트는 '온실'…보호장비 착용만 해도 땀 줄줄
8개 구·군 보건소와 병원 에어컨, 그늘막 설치 등 무더위 대책 마련 나서

코로나19 환자 치료 근무를 마친 의료진의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코로나19 환자 치료 근무를 마친 의료진의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올 여름 불볕더위가 예고되면서 '찜통 선별진료소'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다.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방진복, 마스크, 덧신 등을 착용하는 의료진들이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 탓이다.

현재 대구에서 운영 중인 선별진료소는 모두 22곳. 대부분 병원 밖 이동식 텐트나 컨테이너를 사용하고 있다. 벌써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30℃에 근접하고 있지만 날씨와 상관없이 이곳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장비는 동일하다. 검사자의 기침 등을 통한 비말 전파 우려로 보건용 마스크, 일회용 장갑, 안면 보호구 등 보호 장비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온몸을 꽁꽁 싸매다 보니 의료진들은 금세 땀범벅이 된다.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물리치료사 A(34) 씨는 "천막 아래는 냉풍기, 선풍기가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다. 탈의실은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찜통이다. 검사자가 없는 틈을 타 페이스실드(얼굴 보호 장구)를 잠깐 벗고 땀을 식히기도 한다"고 했다.

이런 탓에 대구시내 각 구군 보건소와 병원들은 선별진료소 여름나기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음압 텐트 대신 음압 컨테이너를 도입해 에어컨을 설치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햇볕을 막고자 그늘막을 설치해 열기를 차단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병원은 보다 적극적인 폭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의료진의 착용 보호구 수를 줄이거나 선별진료소를 실내와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것이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 권고에 따라 4종 보호구(고글·N95 마스크·가운·장갑)만 착용해도 문제가 없는 일반 문진, 안내 업무 등은 유동적으로 방호복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관계자는 "열 측정, 일반 문진 등을 진행하는 선별진료소는 응급실 입구로 옮겨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며 "다만 검체 채취는 외부 음압 텐트에서 진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방안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현욱 경북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선별진료소를 실내로 옮길 때는 일반 환자 동선과 분리를 시켜야 하는 만큼 급하게 옮기지 말고 공간 활용에 대해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냉방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의료진들의 근무 교대시간이나 휴식시간을 자주 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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