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예수성심시녀회 감사"…무슨 사연?

3고로공장서 입간판 제막식 열어
1960년대 후반 수녀원 보금자리
경제부흥 위해 내준 뒤 대잠동 이전

포항제철소 내 3고로공장에서 20일 진행된 제막식에서 남수희 포항제철소장이 예수성심시녀회 일행들에게 주요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소장 남수희)는 건립 당시 자발적인 이주로 회사 설립에 큰 도움을 준 예수성심시녀회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20일 3고로공장에서 입간판 제막식을 가졌다.

포항제철소 건립이 한창 진행되던 1960년대 후반 3고로 공장 부지에는 예수성심시녀회 수녀원이 한참 전 둥지를 틀고 있었다.

예수성심시녀회는 1935년 12월 파리외방선교회 소속 남루이데랑드 신부가 설립했다. 남 신부는 전국을 다니며 선교활동을 벌이다, 1950년 포항에 뿌리를 내려 보육원과 양로원·무료진료소·무료급식소·나환자정착촌 등 다양한 시설을 설립해 이웃과 삶의 궤를 같이했다. 신부와 수녀 등 함께 생활하는 식구만 700여 명에 이르는 등 설립 10년 만에 동양 최대 규모 시설로 성장했다.

하지만 1968년 포항제철소 준공이 본격화되자, 수녀원은 '대한민국 경제부흥'이라는 대의를 믿고 20년간 가꾼 보금자리를 흔쾌히 내준 뒤 지금의 대잠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녀원의 배려 덕분에 포항제철소는 공장을 무사히 준공해 세계 5위 규모를 자랑하는 고로를 키워냈다.

포항제철소는 '수녀원의 배려 덕분에 지금의 회사가 있다'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번에 제막식을 진행하게 됐다. 입간판은 포항제철소가 생산한 스테인리스 강종과 포스코 고유 기술인 포트아트를 적용해 의미를 더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김알로이시아 예수성심시녀회 원장과 최재영 천주교 4대리교구장 신부, 남수희 포항제철소장 등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했다.

포항제철소는 앞으로도 다양한 나눔 활동을 통해 예수성심시녀회와 인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