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은 윤미향…이용수 할머니 "용서한 것 없다"

입력 2020-05-20 19:20:57 수정 2020-05-20 19:43:57

할머니 25일 기자회견 새 변곡점…"법이 심판할 것, 회견 때 대구 와라"
민주당 '윤미향 손절' 다시 안갯속

일본군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단체를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사용처 등을 두고 처음 문제를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 용서를 구했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끝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용수 할머니가 오는 25일 추가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어서 윤미향 당선인과 정의연을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 언론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지난 19일 오후 8시 50분쯤 이 할머니가 머물고 있는 대구의 한 호텔에 사전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나 5분가량 할머니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할머니에게 무릎을 꿇은 채 "죄송하다"며 용서를 빌었지만, 할머니는 "용서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18일 오전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이종배 대표가 윤미향 당선인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이종배 대표가 윤미향 당선인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 언론은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이) 와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데 대체 무슨 용서를 비는지 저는 분간하지 못했다"며 "기자들이 용서를 해줬다고 하는데 그런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할머니는 "'다른 거는 법에서 다 심판할 거'(라고 말했고), '내가 조만간에 며칠 내로 기자회견을 할 테니 그때 와라', 그 말만 했다"고 해당 언론에 인터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이 이 할머니를 만나 사죄한 것을 계기로 '윤미향 손절' 분위기에서 속도 조절로 방향을 틀었던 민주당 지도부가 곤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전날까지 징계 기류가 비등했지만, 윤 당선인과 이 할머니의 만남 사실을 공유하고 20일 중앙당 최고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윤 당선인과 이 할머니가 오해를 풀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회계에 문제가 있다거나 예산 집행이 불투명하다는 지적 등은 지금 순간까지는 의혹 제기일 뿐"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온 다음에야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에서 '화해와 용서가 없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윤 당선인의 거취는 다시금 안갯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윤 당선인)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전에 여권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듯하지만,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민주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며 "25일 열릴 것으로 알려진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내용이 베일에 싸여 있어 논란은 쉽사리 숙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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