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해변을 따라 울창한 숲이 초승달처럼 늘어섰습니다.
조수(潮水) 피해를 막으려,
370여 년 전 전주 이씨 무림군 후손들이 정착하면서 처음 조성했다고 합니다.
나무가 자라 큰 숲을 이루자 그제서야 바람과 해일 걱정을 덜게 됐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울창한 숲이 낙엽을 떨궈 모래땅을 기름지게 만들고,
꽃과 열매는 벌레와 곤충, 새를 불러 들였습니다.
새 배설물 등 유기물이 가득한 부엽토가 바다로 흘러
플랑크톤을 키우고 고기를 불렀습니다.
해변으로 길게 그늘까지 드리우니
저녁마다 고기들이 떼로 찾아왔습니다.
멸치를 쫓아 삼치, 방어, 고등어가 뒤따랐습니다.
갈치, 대구, 도다리, 낭태, 백조기, 갑오징어, 서대, 전갱이, 물메기…
동이 트면 몽돌 해변에 그물질 소리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남해에서도 손꼽는 부자마을로 통했습니다.
키가 15m에 이르는 거목부터 땅에 붙은 풀꽃까지,
63종 1만 여 수목이 이제는 사람을 불러들입니다.
이 마을에는 빈집을 찾을 수 없습니다.
통계가 잡힌 2012년부터 되레 40세대가 더 늘었습니다.
1.5km에 펼쳐진 숲 그늘은 외지인이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고기 어(魚), 줄 부(付), 수풀 림(林).
잘 가꾼 숲 하나가 고기를 주고, 고향도 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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