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미국의 범죄율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거짓말이었다. FBI(연방수사국) 표준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범죄율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낮았다. 그러나 이런 객관적 사실은 그에게 소용없었다. 트럼프의 핵심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마찬가지였다. 2016년 7월 27일 CNN방송 대담에서 앵커 앨리슨 캐머로타가 객관적 사실을 들이댔지만, 벽에 대고 소리치는 격이었다.
"… 깅리치: 장담하건대 일반적인 미국인이라면 범죄율이 낮아졌다고,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캐머로타: 하지만 사실이 그런 걸요. 더 안전해졌고 범죄율은 낮아졌습니다. 깅리치: 아뇨. 그건 당신의 의견일 뿐입니다. 캐머로타: 의견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국가기관인 FBI에서 내놓은 사실이라고요."
"깅리치: 하지만 제 말도 사실입니다. 진보 진영에서 이론적으로 그럴 듯해 보이는 온갖 통계 자료를 제시하지만 인간 세상이 통계 자료 같지는 않다는 게 최신 관점이죠. 캐머로타: 아니, 잠깐만요. 지금 진보 진영에서 그럴싸한 통계 자료를 사용한다, 신비로운 숫자 놀음을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제가 지적한 것은 FBI에서 제시한 자료입니다. 거기는 진보주의 기관이 아니에요, 범죄와 싸우는 기관이라고요."
결말은 가관이었다. "깅리치: 맞아요. 제가 말한 것도 똑같이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예전보다 위협을 크게 느끼고 있어요. 캐머로타: 느끼고 있다, 그렇죠. 느낌일 뿐 사실로 뒷받침되지는 않죠. 깅리치: 저는 사람들 감정을 따를 테니 그쪽은 이론가들 말이나 따르시죠."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방영된 광주MBC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들이 (5·18)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엔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기념사에서 이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은 지금과 같은 민주화 사회를 이루는 초석이 됐다"고 했고, 박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몰랐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내 편'의 '감정'을 따른 것일까, 아니면 자신만의 '대안적 사실'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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