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현장 접수, 주민센터에 몰리는 이유는

입력 2020-05-18 17:41:29 수정 2020-05-18 21:32:16

포인트 적립 신용·체크카드와 달리 사용기간 넉넉한 상품권에 몰려
재난지원금 선불카드·상품권 접수 주민센터는 오전에만 250명

18일 오후 코로나 대출을 접수하는 대구은행 죽전지점이 한산한 모습이다. 채원영 기자
18일 오후 코로나 대출을 접수하는 대구은행 죽전지점이 한산한 모습이다. 채원영 기자

긴급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코로나 대출) 현장접수가 시작된 첫날 은행과 주민센터의 희비가 갈렸다. 재난지원금으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3일 뒤 수령)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린 주민센터는 북적였지만, 신용카드 등의 포인트 적립방식의 오프라인 창구를 연 은행은 한산했다.

18일 찾은 달서구 감삼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오전에만 250명의 주민이 다녀갔고 오후 2시쯤에는 330번대까지 번호표가 발급됐다.

5부제가 적용되는 주민센터 재난지원금 신청 절차를 미처 알지 못하고 온 사람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고, 일부는 "왜 접수가 안 되느냐"며 소리를 치기도 했다. 사용기간이 8월 말까지로 제한된 신용·체크카드와 달리 상품권은 사용 기간(보통 5년)이 남아있다면 이후에도 쓸 수 있는 점도 주민센터에 인파가 몰린 이유로 분석됐다.

세대주와의 관계 단절이나 건강상 불편 등의 이유로 주민센터를 찾은 이도 있었다. 이날 주민센터를 찾은 A씨가 "세대주와 피가 섞이지 않았고 연락도 안 되는데 따로 지원금을 받을 방법은 없느냐"고 묻자 직원은 이의신청 절차를 안내했다. B(60) 씨는 "세대주인 남편이 몸이 불편해 대리 신청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곳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현장접수에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해 임시 인력을 3명 확충했으나 그래도 정신없이 바빴다"며 "일주일 정도는 혼란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재난지원금과 코로나 대출 창구를 동시에 연 은행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오후에 찾은 대구은행 죽전지점은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러온 사람도, 코로나 대출 신청자도 많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이미 모바일 등을 통해 신용카드로 포인트를 적립해 굳이 은행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이날 이 지점 코로나 대출 상담자는 10명에 불과했다. 이곳은 1차 대출 당시 대구에서 가장 많은 신청이 몰린 곳 중 하나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 대출은 1차보다 한도가 적고 금리도 높은데다 기존 대출 이력이 있거나 이미 정책자금 지원을 받은 경우도 대출 대상에서는 제외돼 큰 혼잡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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