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도 웃지 못하는 선생님들…"어깨 무거워"

입력 2020-05-13 15:05:20 수정 2020-05-13 15:10:09

교원 만족도 1년 새 크게 떨어져
교직생활 '만족한다' 응답 32.1%에 불과, 최근 1~2년간 교원사기 '떨어졌다' 응답은 77.7%

대전 대양초 학생과 학부모들이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학교 현관에 손글씨와 그림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 대양초 학생과 학부모들이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학교 현관에 손글씨와 그림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스승의 날(5월 15일)을 앞두고 최근 1년 사이 교원들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발표한 '스승의 날 기념 교원인식 설문조사' 결과 교원 스스로 느끼는 직업만족도가 최근 1년 사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한지'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은 32.1%에 그쳤다. 지난해 52.4%('대체로 그렇다' 41.9%, '매우 그렇다' 10.5%)에 비해 20%p 하락한 것.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응답이 30.1%에 그쳐 지난해(39.2%) 대비 10%p 가까이 떨어졌다.

교총은 "교권 확립과 처우 개선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교원에게 온라인 수업, 돌봄, 방역 등 무한책임을 지운 것에 따라 부정적 교직관을 더 많이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권 추락과 사기 저하에 대한 걱정도 묻어났다. '교원들의 사기가 최근 1~2년간 어떻게 변화됐나' 문항에는 77.7%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지난 2009년 첫 설문조사 당시 '떨어졌다'고 답한 비율(55.3%)을 고려하면 10년 새 22%p 이상 증가한 셈이다.

현직 교원들은 교권 보호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높았다.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의 교권은 잘 보호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61.0%에 달했다. 교권 보호가 잘 되고 있다는 대답은 11.1%에 그쳤다.

'교직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복수응답)에 대해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를 1순위로 들었다. 이어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 '교육계를 매도·불신하는 여론·시선',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잡무', '교원, 행정직, 교육공무직 등 학교 구성원 간 갈등', '톱다운 방식의 잦은 정책 변경' 순으로 조사됐다.

교원들은 교권 하락과 사기 저하로 인한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39.5%)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어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21.1%), '헌신, 협력하는 교직문화 약화'(15.8%),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교육력 저하'(15.4%), '명예퇴직 등 교직 이탈 가속화'(6.6%) 순이었다.

한편, 스승의 길을 다시 생각할 때, 가장 되고 싶은 교사상(복수응답)은 '학생을 믿어주고 잘 소통하는 선생님'이 1순위로 꼽혔다. 이어 '학생을 진정 사랑하는 선생님', '학생의 강점을 찾아내 진로지도 하는 선생님', '전문성 향상에 부단히 노력하는 선생님' 등의 순이었다.

이번 결과는 교총이 지난달 27일부터 10일간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5천767명을 대상으로 모바일을 통해 조사한 결과로 교총은 "현장 의견을 반영한 교육 정책의 전환과 교원 사기 진작 대책이 매우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교원들은 올해도 학생을 믿어주고 사랑하는 교사를 다짐하고 있다"며 "교육가족과 국민 모두가 올해 교육주간 주제인 '위기를 넘어 함께하는 교육'을 되새기며 학교를 향해 신뢰와 협력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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