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청·복지기관 빛난 도움…하루종일 치우고 버린 쓰레기 6톤
수차례 집안 정리 거절했지만…한달간 끈질긴 설득끝에 동의
집 안에서만 생활하던 자매들이 대구 남구청과 관계기관의 도움으로 세상과 조우했다. 집 안에서 은둔하던 자매가 밖으로 나오는 데는 자그마치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지난달 13일 오후 2시 이들이 살았던 곳을 찾은 백아인 희망복지지원단 통합사례관리사는 방 안에 있는 자매들의 무릎 위로 쥐가 기어가던 장면을 목격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백 씨는 "처음에는 집안의 어떤 물건도 손대지 못하게 할 정도로 도움의 손길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다. 이 정도의 쓰레기집은 처음 봤다"고 했다.
지원단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다. 쓰레기가 가득 쌓여 걸어다닐 수 조차 없었던 것이다. 쓰레기더미를 파헤치고 들어가자 쥐와 바퀴벌레들이 제 집인 양 쏟아져 나왔다.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공간이었다. 10년 동안 세상과 소통을 끊은 채 살아온 A(61) 씨 등 자매 2명은 대구 남구 대명동 20㎡ 남짓한 집 안에서만 줄곧 생활해왔다.

대구 남구 희망복지지원단이 이들 자매를 알게 된 건 A씨 자매의 친언니의 도움 요청 때문이었다. 온 집안을 쓰레기더미로 만든 것도 '소유강박증'에서 나왔다. 쉽사리 물건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
이들의 마음을 여는 것부터 난제였다. 지난달 10일부터 희망복지지원단은 청소 등 이들을 돕기 위해 수차례 집을 방문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제갈공명의 삼고초려보다 더했다. 지속적으로 설득한 지 한 달. 기어코 이들 자매로부터 '집안을 청소하고 병원 진료를 받는다'는 동의를 받았다.
지난 12일 시작된 집안 정리는 건물 해체 공사에 버금갔다. 남구청 공무원, 청소업계 관계자 등 10명이 하루종일 치우고, 버리고, 날랐다. 6t에 가까운 쓰레기더미였다.
현재 자매들은 영남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 마음의 병이 점점 더 커졌고 결국 이런 사태로 이어졌다는 게 병원 측의 진단이다. 아울러 희망복지지원단은 이들 자매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며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은둔형 가구는 자신들만의 노력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기 매우 어렵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관심과 사랑이 자매를 밝은 세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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