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도라도호 `포항~울릉 항로 조건부 인가` 오늘 발표

'민-민' 갈등 어느 정도 해소 관측되지만, 앞으로 '민-관' 갈등 커질 듯
엘도라도호 기존 울릉~독도 항로엔 웨스트그린호 대체 예상

경북 울릉도 주민을 갈등으로 갈라놓은 포항~울릉 항로 여객선 썬플라워호의 대체선 엘도라도호 운항 인가 문제가 일단락될 전망이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엘도라도호(668t, 정원 414명) 포항~울릉 항로 운항을 인가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13일 발표하기로 했다"며 "다만 인가 내용에 울릉 주민의 입장을 반영한 '조건'을 붙일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포항해수청이 첨부할 조건은 '6개월 이내에 울릉 주민이 원하는 대체선을 투입한다'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울릉 주민의 양분된 입장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 내용이다.

그동안 선령이 만료돼 운항이 중단된 썬플라워호(2천394t, 정원 920명)를 대체할 선박에 엘도라도호가 적격한 지 여부를 두고 울릉 주민들은 두 갈래로 나뉘어 다퉈왔다.

여객선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엘도라도호는 규모가 적고 느린 데다 기상이 나쁘면 결항이 잦다"며 썬플라워호와 비슷한 규모의 대체선을 요구했다. 반대로 울릉관광발전협의회 등은 "일단 엘도라도호를 대체선으로 투입해 관광객 유치 등 울릉 경제를 정상화시킨 뒤에 대체선을 찾는 게 순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탓에 여객선사 ㈜대저해운이 지난 2월 29일 포항해수청에 낸 엘도라도호 사업계획 변경 인가는 두 달 넘게 반려·보완을 거쳐야 했다.

이번 포항해수청의 결정이 '민-민' 갈등은 해소될 수 있지만 새로운 '민-관'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저해운 측에선 '조건부 인가'가 발표되면 전문기관에 법률 해석을 의뢰하겠다고 밝혀,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대저해운 관계자는 "인가면 인가지 시한부 인가를 내주는 경우가 어디에 있나"라며 "이런 결정을 한 포항해수청을 이해할 수 없다. 법률 자문을 거쳐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대저해운은 엘도라도호가 기존 울릉~독도 항로에서 변경되면 이 항로 대체선으로 웨스트그린호(297t, 정원 344명)를 투입하겠다고 지난 11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