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회관 등 공공시설, 집단감염 위험 무기한 폐쇄
대구시 “야외 쉼터 안내 등 대책 강구”
대구지역 무더위 쉼터가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운영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폭염취약계층의 여름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집에서 냉방을 하기 어려운 홀몸노인이나 쪽방생활인 등이 무더위를 피할 곳이 사라진 것이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홀몸노인과 노숙인, 쪽방생활인 등 올해 폭염취약계층 관리대상자는 모두 1만6천여 명이다. 시는 지난해 이들을 대상으로 노인시설과 복지회관, 주민센터 등을 개방해 무더위 쉼터 모두 952곳을 운영했다.
무더위 쉼터는 보통 5월 말부터 운영됐지만 올해는 운영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월말부터 노인시설, 복지회관 등 공공시설이 휴관 중이어서다. 좁은 실내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가 밀집할 수밖에 없어 집단감염 위험이 상존하는 탓이다.
더위를 피할 곳이 사라진 홀몸노인이나 쪽방생활인 등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냉방이 잘 되지 않는 곳에 거주하고 있어 지난해까진 집 이외의 쉼터를 찾아 겨우 더위를 피해왔다.
대구 서구 비산 2·3동에 살고 있는 A(68) 씨는 "한여름에는 선풍기를 틀어도 뜨거운 바람만 나온다"며 "해가 중턱에 오르는 점심 이후에는 경로당에 가서 더위를 식혔는데, 올해는 반나절 남짓이라도 바람을 쐴 곳이 없을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동구 신암동의 한 쪽방에 살고 있는 B(61) 씨는 "5월인데도 벌써 25℃까지 올라가는 날이 있다"며 "방 안 공기가 습해 숨이 막힌다. 더위를 식히려 찬 물에 등목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장민철 쪽방상담소 소장은 "월세가 저렴한 쪽방은 창문이 없는 등 공기 순환이 제대로 안 돼 실내 온도가 바깥 온도보다 1~2도 높다"며 "기온이 30도 넘게 올라가면 쪽방 주민들에게 방에 들어가지 말고 무더위 쉼터 등에 찾아가라고 하는데, 올해는 그것마저 어려워져 걱정이다"고 했다.
더욱이 올해는 폭염 일수가 예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최근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 이상으로 예측됐다며 폭염 발생 일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시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실내에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는 휴관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며 "실내 무더위 쉼터 대신 공원이나 교량 아래 등 야외 무더위 쉼터를 안내하고 폭염지원물품을 지급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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