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진 제9대 독립기념관장
나는 고향 대구가 자랑스럽다. 비단 고향이라는 개인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우리 대구는 내세우고 자랑할 만한 일들이 많다. 역사를 통해서 그런 사실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우리나라는 엄청난 기적을 이루어왔다.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의 사슬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지 불과 수십 년 만에 나라를 세계적 수준의 선진국으로 만드는 성취를 이룩하였다. 세계의 어떤 민족도, 어떤 국가도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성공의 기록들을 만들어내었다.
그간의 우리는 그 하나하나가 너무도 넘기 힘든 산맥과 같았던 4개의 큰 산맥을 넘었다. 4개의 큰 산맥을 역사적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일본 제국주의, 공산주의, 빈곤, 권위주의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도전 하나하나가 극복하기 힘든 엄청난 과제들이었는데 불과 100여 년의 짧은 기간 동안 그런 엄청난 도전들이 연속적으로, 때로는 동시대에 복합적으로, 숨 돌릴 사이도 없이 이루어졌던 것이 우리가 지나온 현대사이다.
이러한 격동의 역사 속에서 우리 대구와 대구 사람들은 항상 그 대단한 도전의 중심에 있었다. 일제와 싸울 때 대구는 대한광복회, 국채보상운동 등 전국적 투쟁을 이끄는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 공산주의 침략전쟁에서는 마지막 보루였던 낙동강 방어선의 중심에 대구가 있었다. 빈곤을 퇴치한 산업화의 싸움에서는 대구 사람들의 리더십과 노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음을 모든 이가 다 인정할 것이다. 마지막 단계인 민주화 투쟁에서도 2·28의거로 상징되는 대구의 정신은 수많은 민주투사들을 배출하였다. 산업화의 주역인 박정희 정권에서도 서울에서 민주화 투쟁을 이끈 것은 대구 출신 대학생들이었다.
지난 100년간의 이러한 4가지 큰 싸움들 모두가 소중한 역사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대구의 독립운동 역사이다. 전국적인 수준에서 보더라도 대구는 아주 많은 독립운동의 업적과 인물을 배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대구시민들도 이러한 사실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그런 사실을 별로 알린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하므로 자랑스러운 줄도 모른다.
이제는 이런 역사를 기리고 알려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대구의 자녀, 손주들에게 이러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알게 해야 한다. 경북에서는 미리부터 이러한 작업을 시작하여 경북의 모든 학생들이 지역의 자랑인 독립운동 역사를 배우게 하고 있다. 대구도 마땅히 그러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모든 대구시민과 자녀들이 대구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에 전염병으로 인하여 대구는 큰 시련을 겪고 있다. 전 국민과 대구시민이 힘을 합쳐 감동적인 역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대구 사람들의 감성에 상처를 내는 못된 언사들도 있었다. 이런 때이기에 대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강조해야 하는 이유는 더욱 확실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구에도 독립운동기념관을 세워야 한다. 대구의 독립운동 역사를 잘 정리하고, 전시하며 이를 우리 자손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모든 대구시민과 대구의 어린아이들이 대구에서 나고 자란 것을 자랑스러워하도록 해야 한다. 대구에도 독립운동기념관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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