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 스타벅스·KTX 결제 '재난지원금' 못쓴다

입력 2020-05-11 18:05:43 수정 2020-05-11 19:35:06

맥도날드 직영 비율 70% 달해…편의점도 일부 지점은 못 써
'본사 소재지' 거주 시민 사용처 더 많아…사용지역 제한 기준 '카드 매출 발생지'
"현실 맞지 않다" 불만 쏟아져…대구시 "정부 지침…대안 없어"

11일부터 지급 신청이 시작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용 지역 제한 기준을 '카드 매출이 잡히는 곳'으로 둔 탓에 스타벅스는 서울시민만, KTX 티켓은 대전시민만 결제할 수 있는 등 엉뚱한 엇박자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명목으로 도입한 제한이지만, '복잡하고 현실에 맞지 않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11일 오전 7시부터 신용·체크카드를 통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가구원 수에 따라 1인 가구는 40만원, 2인 가구 60만원, 3인 가구 80만원, 4인 이상 가구 100만원 등 다르게 지급되고 8월 31일까지 쓰지 못한 잔액은 환수된다.

긴급재난지원금에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목적으로 갖가지 제한이 걸려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 전자 판매점, 유흥·위생·사행업종 등에서 사용할 수 없고, 공공요금·교통비·통신비·보험료 등으로의 사용도 불가능하다. 사용처가 아닌 곳에서 결제를 시도하면 긴급재난지원금 포인트가 아니라 일반 카드로 결제된다.

이같은 제한 가운데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거주지역 외 다른 지역 가맹점 사용 불가' 조항이다. 수혜자가 실제로 살고 있는 지역에서 지원금을 소비하도록 유도하고자 도입된 제한이지만, 기준이 '카드 매출이 잡히는 곳'으로 돼 있어 직영점 비율이 높은 업체는 사실상 '본사 소재지' 주민들만 쓸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매장 전체를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스타벅스의 경우 전국 어느 지점에서 결제하더라도 사용처는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소공동으로 잡힌다. 따라서 서울에 있는 512개 매장에서만, 서울시민에 한해 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할 수 있다.

직영 비율이 70%에 이르는 맥도날드 역시 마찬가지다. 대구에 있는 25개 맥도날드 지점 가운데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은 8곳에 불과하다.

KTX 티켓 역시 코레일 본사가 있는 대전시민들만 재난지원금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대부분 가맹점인 편의점도 일부 직영점은 서울시민 외에는 결제가 어렵다. 신용·체크카드가 아닌 선불카드로 받아도 마찬가지다. '지방에 살면 재난지원금 사용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가맹점 등 대구에 사업자등록이 돼 있는 경우에는 사용이 가능하고, 본사 직영으로 된 곳은 사용이 불가능한 것"이라며 "전액 국비 사업이 아닌 지방비도 20%가 투입된 지원금이기 때문에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 프랜차이즈보다는 지역 소상공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려는 정부 지침이어서 지자체 차원에서 사용처를 늘리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