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표 중 59표' 길 찾는 TK 의원들 뭉쳤다

입력 2020-05-08 17:34:38 수정 2020-05-08 20:41:22

영남 표심 결집, 수도권도 가세…당 재건 위해 현실직시 공감
핵심지지층 중심 외연 확대…풍부한 협상 경험이 큰 장점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왼쪽)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 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권영세 후보와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왼쪽)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 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권영세 후보와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대표(대구 수성갑 당선인)가 8일 치러진 경선에서 대승을 거두자 당내에선 예상보다 표 차이가 컸다며 투표 결과에 담긴 의미를 분석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텃밭(핵심지지층) 역할론에 대한 기대감 ▷원내협상력 우선 고려 ▷영남 표심 결집 ▷경쟁후보의 의정 활동 공백에 대한 우려 ▷정견발표장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날 경선에서 주 신임 원내대표는 59표, 권영세 후보는 25표를 얻었다. 4·15 총선 참패 직후 당내에서 '차기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준비하기 위해선 중도층 설득이 용이한 수도권 출신이 당의 간판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상황을 고려하면 대반전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우선 당선인 사이에서 '당 재건의 시작은 현실 직시'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핵심지지층을 중심으로 당의 기초를 다시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총선 참패로 당이 뿌리까지 흔들린 상황이라 당선인들에게 '중도층 흡수'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로 들렸을 것"이라며 "핵심지지층을 중심으로 당의 전열을 정비한 후 새로 꾸려질 지도부가 외연 확대에 나서는 것이 순서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선인들이 180석이 넘는 거대 여당을 상대하기 위해선 '민주당'과의 협상경험이 풍부한 주 신임 원내대표가 원내전략을 지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일처리가 꼼꼼하기로 소문난 김태년 의원이 전날 여당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한층 더 힘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또 그동안 당내 계파별로 사분오열해 모래알 행태를 보였던 영남지역 당선인들이 똘똘 뭉친 것도 대승의 요인이 됐다. 특히 대구경북(TK) 의원들이 전례 없는 응집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은 "지난 총선 공천과정에서 대구경북 당선인들이 공천관리위원회에 너무 휘둘린 탓에 지역 출신을 당 지도부로 밀어올려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을 것"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주 신임 원내대표가 획득한 59표는 영남(56석)과 러닝메이트인 이종배 신임 정책위원회의장 지역구가 있는 충북(3석) 지역 통합당 당선인을 합친 숫자와 일치한다.

이와 함께 경쟁자였던 권영세 후보가 8년 동안의 국회 공백 탓에 주요 정치현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점도 당선인들의 마음이 주 신임 원내대표 쪽으로 기울게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당선인은 "두 후보의 정견발표를 보고 마음을 정했다"며 "무리 없는 답변으로 일관한 권 후보보다 주요 현안에 대해 확신에 찬 어조로 의견을 개진한 주 후보가 인상에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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