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파고를 넘어라](8)전시·컨벤션 업계
"봄철 행사를 가을에 해봤자…" 눈덩이처럼 불어난 피해
코로나19 사태로 길게는 1년 이상 공들인 행사들이 전면 취소된 지역 전시컨벤션 업계는 그야말로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최근 '안전 채용 시험장'으로 문을 연 엑스코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피해액
10일 대구컨벤션뷰로가 '마이스 얼라이언스' 회원사 54개를 상대로 코로나19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 행사가 전면 취소된 대부분의 회원사가 휴업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스 얼라이언스는 지역의 전시전문기획사, 이벤트사, 호텔, 홍보마케팅사, 여행사, 각종 서비스회사 등으로 구성됐다. 대구컨벤션뷰로는 업계 전반에 미친 피해액이 2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시전문기획사 마이스산업연구원 김한수 원장은 "일단은 대부분의 행사를 하반기로 연기해뒀지만 봄에 꼭 해야하는 행사를 가을에 해봤자 의미가 없다"며 "전국적으로 행사 예산이 축소되고 비대면이 강조되는만큼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금에서도 배제된 마이스 업계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컨벤션뷰로 김성태 사무국장은 "비수기에 얼라이언스 역량강화 교육도 지속하면서 하반기 국제회의가 취소되지 않도록 하는 것과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시는 지난 3월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된 엑스코와 경북대 일원 100만㎡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되면 관광진흥법에 따라 관광특구에 준하는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8일 마이스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기업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함께 논의했다"며 "국비 확보를 통해 컨벤션뷰로와 함께 마이스 아카데미, 회원사 홍보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사업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하반기도 수입 급감은 불보듯 뻔해
지역을 대표하는 컨벤션센터인 엑스코는 올해 6월까지 잡혀 있던 일정을 모두 취소하면서 피해액이 30억8천600만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132억원의 4분의 1이 코로나19로 날아간 셈이다.
지금까지 취소되거나 연기된 전시회·콘서트·회의 등 행사(피해액)는 ▷대구국제섬유박람회(3월)·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4월)·대한민국 국제물주간(5월) 등 전시회 24개(24억7천400만원) ▷양준일·나훈아·KBS열린음악회 등 콘서트 11개(4억390만원) ▷학술대회·세미나·포럼 등 각종 행사 49건(1억7천300만원)이다. 각종 행사가 정상적으로 열렸다면 1만5천여명이 대구를 찾을 예정이었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란 점이다. 상반기에 연기된 행사들이 하반기 스케줄을 채우면서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괴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킨텍스 등 15곳 전시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시화 80여건이 취소됐고, 전시주최사와 디자인, 서비스 회사 등 업계가 입은 피해액은 3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컨벤션 센터와 전시 주최사 간의 임대료 환불 문제도 풀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임대 계약상 전시장 임대료는 행사 시작 1~2개월 전까지 전액을 납부하도록 돼 있다. 전국 15개 전시장 가운데 경주 화백컨벤션센터, 인천 송도컨벤시아, 수원컨벤션센테 등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곳은 임대료 전액을 환불하기로 한 반면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중인 코엑스, 킨텍스, 벡스코는 해약금을 받으면서 업계 전체의 반발이 거세다.
엑스코 관계자는 "엑스코 역시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나 고통 분담 차원에서 100% 환불하려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다음달부터 정상화 계획
엑스코는 전시장을 '안전채용시험장'으로 제공하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2일 약 1천100명이 응시하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채용시험이 엑스코에서는 열렸다. 코로나 사태로 시험장 대관이 어려워진 이후 국내 전시컨벤션센터에서는 최초로 치러지는 대규모 채용시험이었다.
특히 17m에 달하는 층고와 급속환기 공조 시스템 등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최적의 인프라로 꼽힌다. 앞으로도 1천~3천명 이상 공기업, 공사·공단 응시생이 치르는 시험이 수차례 예정돼 있어 6월 말까지 약 1만 명 이상이 엑스코에서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엑스코는 시험장 대관료를 최대 70%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엑스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취소연기된 행사 외에에는 더 이상 개최하겠다는 문의 자체가 끊겼다"며 "다양한 채용시험을 유치하면서 서서히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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