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거금을 손에 쥔 채, 인생 망친 망치가 웬말?
‘야누스의 얼굴’ 로또비극 국내·외 사례 빈번히 발생
가난한 자(서민)들의 탈출구이자 희망고문 '로또'. 하지만 로또 1등 당첨(일확천금)이 희극으로 시작해 비극으로 끝날 수 있다는 인생 교훈을 던져준다. '형제 간의 활극', '직장 내 법정소송', '부부간 망치살인' 등 로또 때문에 낳은 사건사고도 다채롭다.
최근 노점상 부부에게 찾아온 비극의 씨앗도 '로또 1등'이었다. 이 부부에게 온 일생일대의 행운은 끝내 아내가 남편을 망치로 때려 살해하는 사건으로 마무리됐다. 당첨 이후 1년간 이어진 남편의 폭언과 무시에 아내가 이성을 잃고, 말다툼 도중 남편이 들고나온 망치를 빼앗아 머리를 20여 차례나 내려쳐 살해했다. 7일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정현)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2)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일확천금의 역설, 평범한 가정에 날벼락
복권당첨자의 파국 사례는 넘쳐난다. 지난해 10월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형제간 잔혹한 살해사건 역시 로또 1등 당첨이 화근이 됐다. 한 순간에 부자가 된 형제는 처음엔 우애있게 재산을 나눴지만, 이후 형의 빌려준 돈을 갚아라는 빚독촉이 반복되면서 동생은 살인자가 되고 말았다.
지난 2016년 로또 1등으로 40억원 상당의 당첨금을 탄 50대 남성은 당첨소식을 가까운 가족들에게만 알렸다. 하지만 오빠의 로또 당첨을 알게 된 두 여동생은 돈을 달라는 협박과 주거지 침입 등으로 재판에 회부됐다. 당시 노모는 '엄마를 버린 아들'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관공서 앞에서 시위를 해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여동생 둘은 결국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14년 전 로또 1등에 당첨돼 14억원을 손에 쥔 30대 남성 역시 도박장과 유흥시설을 드나들며 8개월 만에 탕진 후 절도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야누스의 로또', 해외에도 비극 사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일확천금을 얻은 로또(복권) 비극의 사례는 많다. 미국 사업가 잭 휘태커가 대표적. 3억1500만 달러의 돈벼락을 맞은 그는 복권판매상에게 집과 차를 선물하고 자선단체에 통큰 기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음주운전, 술집 주인 폭행, 도박 등으로 460건의 소송에 연루돼 5년 만에 당첨금 전액을 탕진했을 뿐 아니라 이혼까지 했다. 휘태커는 "복권 당첨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였다"고 고백했다. 전문가들도 복권당첨으로 거액이 생긴 후 인간관계(가족 포함)가 무너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노동의욕의 상실로 더 허황한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로또 당첨자의 63%가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사실. 로또 전문 포털 로또리치에서 지난 3월 매주 로또를 구입하는 사람 1천534명 중 972명이 한달 생활비가 150만원 이하라고 응답했다. 한달 생활비 50만원 이하도 391명이나 됐다.
제이 자고르스키 보스턴 대학 부교수는 BBC 기고문을 통해 "당첨자들은 평균적으로 당첨 이후 10년간 수령금의 16%만을 절약하고, 나머지는 탕진한다"며 "실제 복권 당첨자 중 3분의 1가량은 파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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