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흑인 청년 또 총격 사망…"정의는 사라졌다" 항의 시위

입력 2020-05-08 15:09:26 수정 2020-05-08 15:12:25

경찰에 쫓기던 흑인 청년, 페이스북 생중계…"날 좀 구해달라" "내가 알버리다"…조지아주 흑인 청년 사망 사건 항의도 확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 유색인종 체포 압도적 많아

미국에서 흑인들이 백인과 백인 경찰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 흑인 사회를 중심으로 인종차별에 의해 비극이 발생했다며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21살의 흑인 청년 숀 리드는 전날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인근의 65번 고속도로에서 시속 90마일(약 145km)의 속도로 차를 몰다가 경찰에 쫓기던 중 총격전 끝에 사망했다.

리드는 경찰 추격에 쫓기자 핸드폰의 페이스북 라이브 기능을 이용해 이를 생중계하며 "제발 누가 날 좀 구해달라"고 말했고, 수십발의 총성까지 고스란히 온라인에 전달됐다. 당시 페이스북 생중계를 지켜본 인원은 4천명에 달했고, 리드의 사망 이후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에 급속히 퍼졌다.

경찰은 리드가 과속 운전에다 신호 위반을 했고 경찰의 정지 명령에 불응했다면서 총을 쏜 경찰관에 대해선 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리드의 가족과 흑인 사회, 현지 시민단체 회원 수백명은 사건 당일 밤 현장으로 달려가 경찰의 과잉 대응을 주장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고, 시위는 이날도 이어졌다. 유족은 리드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경찰이 테이저건이나 물리력으로 진압했다면 리드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경찰의 대응을 비판했다. 시위 현장에는 "내가 숀 리드다", "정의는 사라졌다"는 구호가 등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23일 조지아주에서 지난 2월 흑인 청년 아후마우드 알버리가 조깅을 하던 중 백인 남성 그레고리 맥마이클(64)과 그의 아들 트래비스 맥마이클(34)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맥마이클 부자(父子)는 사건 당시 알버리가 강도라고 의심해 추격했고, 알버리가 폭력을 행사함에 따라 자기방어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주장해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에는 "나는 무장한 백인 부자(父子)에게 살해됐지만, 살인범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나는 아흐마우드 알버리"라는 문구가 쓰인 알버리의 추모 사진이 퍼지며 항의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또 경찰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핑계로 유색인종을 마구 잡아들여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시 브루클린 지방검찰청에 따르면 3월17일부터 5월4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으로 관내에서 모두 40명이 체포됐는데 이 중 35명이 흑인으로 집계됐다. 히스패닉이 4명이고 백인은 단 1명뿐이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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