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에서 신세포암 4기 투병
"지금 이 순간 하느님께 청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시간이 이대로 멈추었으면 좋겠습니다."
시한부 말기암 판정을 받은 30대 여성 환자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그동안 간병해 온 남편과의 이별을 앞두고 '눈물의 혼인 성사'를 가졌다.
혼인성사는 가톨릭 세례를 받은 남녀 신자가 일생을 부부로서 함께 살아갈 것을 하느님께 서약하며 맺는 의례다.
7일 대구가톨릭대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이 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에 입원 중인 환자 A씨(36)와 남편(37)과의 혼인 성사가 있었다.
A씨는 5년 생존율 10% 미만의 신세포암 4기 환자다. 지난해 1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신장적출술을 받았지만, 그 해 8월 림프절과 폐 등에 재발했다. 이후 A씨는 올해 3월 대구가톨릭대병원 혈액종양내과로 내원해 면역 항암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병세 악화는 지속되어 지난달 중순경부터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생의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에 근무하는 이현미 팀장은 젊은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게 되었고, 이들 부부와 6살 아들을 위해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려는 마음으로 병동에서의 혼인 성사를 제안했다.
A씨 부부는 결혼 후에 세례를 받은 신자였기에 혼인 성사를 하지 않았고, 이 팀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팀장은 혼인 성사 전체 과정을 총괄했다. 주변의 도움으로 풍선 아트, 부케, 꽃 장식 등 물품이 마련됐다. 이들 부부에게 세례를 해주었던 권대진 성안드레아성당 신부가 주례를 진행했고, 담당 교수와 병동 간호사들이 축하를 위해 함께 모였다.
어린 아들을 옆에 두고 서약과 반지를 교환하면서 부부는 눈물을 흘렸고, 이들의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 또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눈시울을 붉혔다.
A씨의 남편은 "아내와의 기억을 더할 수 있어서 혼인 성사를 정말 잘한 것 같다. 의료진들의 세심한 배려와 축하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관계자는 "처음으로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 내에서 진행된 혼인 성사인데, 이 가족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환자의 전인적 치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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