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대 (사)효창원 7위선열기념사업회 이사
어머니 심중에 박힌 못이라는 뜻이다. 어머니 마음속의 상처를 이르는 말로 '정봉채 한담 (鄭鳳采 閑談)'에서 전한다.
어머니가 유복자를 낳아 애지중지 정성들여 길렀다.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도 아버지의 빈자리가 커서인지 자꾸만 삐뚤어지기 시작했다. 타이르고 다독여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자꾸 엇나가기만 했다. 어느덧 열다섯, 웬만큼 세상 물정을 알만한 나이인데도 천방지축이었다. 아들의 마음이 어떤 속인지 헤아릴 수가 없어 어머니의 심정은 천 갈래 만 갈래 찢기는 듯 아팠다. 그런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 그저 일찍 떠난 남편만 원망했다. 눈물을 훌쩍이며 마루를 서성이다가 답답한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 망치를 들고 기둥에 못을 하나씩 박기 시작했다. 버선목을 뒤집듯 속을 보일 수도 없어 못질을 하면서도 한숨만 나왔다.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 하나씩 박기 시작한 못이 다닥다닥 박혀 더 이상 박을 데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기둥에 박힌 못을 보고 어머니에게 물었다.
"어머니, 여기에 웬 못을 이렇게 많이 박아 놓으셨습니까?"
어머니가 눈물 젖은 얼굴로 아들을 보며 말했다.
"그건 내 마음이 아프고(母心) 괴로울 때마다 못을 하나씩 박아(之釘) 놓은 것이란다."
어머니가 목이 메어 떨리는 음성을 들은 아들은 침통한 얼굴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아, 나 때문에 어머니께서 너무 많은 괴로움을 당하셨구나!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아들은 굳은 결심으로 마음을 고쳐먹고 날마다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 기쁘게 해드렸다. 어머니는 아들이 지난날은 잊고 새 사람으로 와주어 한없이 고마웠다. 모처럼 느껴보는 짜릿한 행복이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새롭게 마음을 고쳐먹고 좋은 일을 할 때마다 기둥에 박힌 못을 하나씩 빼냈다. 어느 날 그 많던 못이 모두 빠지고 한 개도 남아있지 않았다.
어머니가 아들을 불러 기둥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이 기둥을 보거라! 네가 마음을 고쳐먹고 나를 기쁘게 해줄 때마다 못을 하나씩 뽑아냈다. 이제 기둥에 못이 다 뽑히고 하나도 남아있지 않구나! 얼마나 기쁜 날인지 모르겠다. 아들아 참으로 고맙다."
어머니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아들은 어머니의 눈물과 기둥에 뚫린 못자국을 보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어머니, 제가 잘못 했습니다. 오늘 이 기둥을 보니 벌집과 같이 상처투성이군요. 정녕 어머니의 마음도 이 기둥과 같이 상처자국이 남아 있으리라 생각하니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머니, 이 못난 자식을 용서해 주십시오."
어머니는 아들을 가슴에 꼭 끌어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들은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을 느끼며 어린 아이처럼 천상의 꿈을 꾸었다.
가정은 무장한 장수도 긴장을 풀고, 무너진 자존심도 세워주는 용광로와 같은 곳이다. 만약 어머니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이 있다면 그것은 하늘이고 바다일 것이다. 아니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이 서로의 거울일 것이다. 신은 자기를 대신 해서 어머니를 세우시고, 가정을 세운 목적이 어쩌면 천상으로 가는 다리로 삼으시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임종대 (사)효창원 7위선열기념사업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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