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사 경영권 자식에게 안 물려줄 것"

입력 2020-05-06 16:45:45 수정 2020-05-06 20:36:36

삼성그룹 승계 의혹 대국민 사과
'무노조 경영 논란 없도록 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지난 3월 삼성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혹, 노조 문제 등에 대해 반성을 담은 대국민 사과를 권고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지난 3월 삼성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혹, 노조 문제 등에 대해 반성을 담은 대국민 사과를 권고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했다. 또한 "삼성에서 무노조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6일 오후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사과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준법감시위는 지난 3월 11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총수인 이 부회장이 반성·사과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이 직접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포기를 표명하라고 주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 부회장은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사과한 이후 5년 만에 다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 많은 질책을 받아 왔다.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해 국민께 실망과 심려를 끼쳤다"고 반성하면서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부회장은 자식에게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노조 와해 공작 의혹' 등 노조 문제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와 소통 부족과 관련해서 이 부회장은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이고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이다"며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낮은 자세로 먼저 한 걸음 다가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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