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곳으로'…황금연휴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

입력 2020-05-01 18:30:43 수정 2020-05-01 19:54:01

대구수목원 하루 방문자 1만 명 육박
두류공원, 수성못, 앞산 등에도 발길 이어져
지난달 30일 대구경북 고속도로 통행량 78만9천466대…직전 주말보다 많아
지역 백화점·마트에도 인파 몰려

1일 오후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를 찾은 시민들이 황금연휴를 즐기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일 오후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를 찾은 시민들이 황금연휴를 즐기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고 연휴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야외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오랜 시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탓에 집과 가까운 수목원과 공원, 유원지 등으로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몰리는 상황이다.

◆공원·유원지·놀이시설 시민들로 북적

1일 오후 2시쯤 대구수목원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주차장에는 빈 공간을 찾기가 어려울 만큼 붐볐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앞뒤 사람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수목원을 곳곳을 둘러봤다.

대구수목원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방문객 수는 약 6천800명으로 집계됐다. 연휴 첫날인 전날에는 9천500여 명이 수목원을 다녀갔다. 이는 4월 평일 하루 평균 방문객(7천~8천 명)보다 1천500~2천500명가량 많은 수치다. 지난해 4월 평일(4천~5천 명)보다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방문객이 몰리자 수목원 측은 마스크 착용과 거리 유지 등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이를 실천하도록 주기적으로 안내 방송을 하고 있다. 방문객이 앉는 의자에도 거리 유지를 당부하는 스티커를 붙였다.

수목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멀리 외출하는 대신 비교적 가까운 수목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며 "혹시 모를 감염을 막고자 수목원을 순찰하면서 마스크 착용과 거리 유지 등을 당부하고 있다"고 했다.

두류공원도 근로자의 날을 맞아 운동과 산책을 나온 이들로 붐볐다. 한동안 한산했던 주차장은 차들로 북적였고, 진입로 갓길에도 차들이 드문드문 세워져 있었다. 운동복 차림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빠른 걸음으로 공원 일대를 돌았고,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많았다.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은 유모차에 자녀를 태운 채 공원 곳곳을 산책했다.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킥보드를 타며 화창한 날씨를 즐기는 어린이들도 있었다.

한동안 썰렁했던 광장휴게소 매점에도 어묵 등 간식을 사 먹으려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야외음악당에서는 그늘을 찾아 삼삼오오 모인 젊은이들이 치킨, 떡볶이 등 배달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수성못의 경우 부처님오신날인 지난달 30일 방문객이 8천명을 웃돌았다.

대구시에 따르면 앞산공원은 코로나19 이후 방문객이 오히려 더 늘었다. 도시공원관리사무소에 관계자는 "탁 트인 야외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더 낮다는 인식 때문인지 지난 2월 이전보다 오히려 방문객이 20% 증가했다"며 "특히 등산객 수가 많아진 점이 눈에 띈다"고 했다.

연휴를 맞아 고속도로 이용 차량도 늘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휴일이던 지난달 30일 대구경북 고속도로 통행량은 78만9천466대로, 전주 같은 요일 66만1천487대보다 19.3% 증가했다. 직전 주말인 25일(68만4천496대), 26일(60만9천217대)과 비교해도 많은 통행량이다.

◆연휴 특수…지역 백화점·마트에 인파 몰려

황금연휴가 시작되며 대구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도 인파가 몰리고 있다. 지난 2월 중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시작되고 최악의 3월을 지난 뒤 4월에는 소비심리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휴 첫 날인 지난달 30일 대구 신세계백화점은 가정의 달 선물을 구매하려는 손님들로 붐볐다. 대구신세계에 따르면 이날 하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소에는 못 미치지만 3월 60%, 4월 50% 수준에 달하던 매출 감소와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이다. 대구신세계 관계자는 "어제는 반전의 하루였다"며 "최근과 비교하면 훨씬 많은 고객이 백화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도 활기를 찾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4월 대구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60%와 비교하면 절반 가량 매출이 회복된 것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여전히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선물 수요가 많은 5월을 기점으로 소비심리도 조금씩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에도 지난 주말(4월 25, 26일)부터 많은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따뜻해진 날씨 영향과 확진자 감소 등으로 백화점이 다시 붐비고 있다"며 "방심하지 않고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텅 비었던 주차공간이 속속 채워지는 모습이다. 1일 이마트 만촌점을 찾은 A(25) 씨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 놀랐다"며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장을 보고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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