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 등 4개 종교의 발생지이다. 이 외에 이슬람교, 기독교, 조로아스터교, 유태교 등 다양한 외래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나라이다. 종교의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시크교는 15세기 인도 북부에서 힌두교의 신애(信愛) 신앙과 이슬람교의 신비사상(神秘思想)이 융합되어 탄생한 종교이다. 시크교의 창시자는 구루 나나크이다. 북인도 곡창 지역인 펀자브 지역에서 창시된 시크교는 힌두교 교리를 따르면서 무력을 앞세워 교세 확장을 해 온 이슬람교의 상무정신을 특히 숭상했다.
시크교 제10대 구루 고빈드 싱(Gobind Singh) 때부터 남자 성을 전부 '사자'라는 뜻을 내포한 '싱'(Singh), 여자 성을 '카우르'(Kaur·왕자)로 통일시킨 것이 유명하다. 이유는 시크교에서는 카스트 제도를 부정했는데, 원래 인도에서는 성씨로 카스트가 자동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구분이 불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 시크교도들의 이름에는 무조건 '싱'이라는 성이 들어가 있다. 유명한 예가 만모한 싱(Manmohan Singh) 전 인도 총리이다.
시크교 교인들은 이슬람교 상무정신의 상징인 검과 힌두교 사제들의 상징인 긴 수염과 터번을 통해 위세를 과시했다. 특유의 장발과 수염(시크교 남자는 머리카락과 수염을 깎아선 안 된다), 면바지, 쇠 팔찌, 나무 빗 그리고 키르판(Kirpan)이라는 짧은 칼을 차고 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서방 국가들은 군 복무 중인 시크교도를 배려하기 위해 시크교도는 규정 이외의 길이로 수염을 기르고 군모 대신에 터번에 군 모표를 달고 군모 대신 쓸 수 있게 조치했다.
1889년 인도 펀자브 지방 시크교 가문에서 태어난 '선다 싱'은 시크교 성직자로 키우고자 어린 시절부터 엄한 교육을 시켜온 어머니와 비교적 방관적인 아버지 밑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가 취학 연령이 되었을 때, 영국 선교사들이 설립한 미션스쿨에 입학했다. 그 이유는 인도에 보편 교육이 각 지역에까지 널리 확산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선택의 여지 없이 아들 선다 싱을 미션스쿨에 입학시킨 부모는 어린 아들에게 기독교에 물들지 말라고 나날이 닦달했다.
그러던 중 선다의 어머니가 알지 못할 괴질에 걸려 즉사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선다 싱은 반항적인 기질로 변하고 기독교에 대한 저항심이 극에 달해 성경을 불태우는 등 극단적 행동을 취했다. 그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시크교에서 진리를 찾으려 했으나 찾지 못하자 방황하기 시작했고, 어느 날 혹시 자신이 찢어 버린 성경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성경을 읽으면서 감동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의 영적 갈급함을 해갈하지는 못했다.
그러면서도 어머니가 기독교에 대한 지나친 저항 때문에 벌을 받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미지의 신에게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 "선교사들이 전한 미지의 하나님이여, 당신이 참된 신이라면 나에게 증거를 보여 주십시오. 내일 이 시간에 저 철길로 지나가는 기차가 오기 전에 나에게 그 증거를 보여주지 않으면 나는 기차에 뛰어들어 자결할 것입니다." 그러자 갑자기 방 안에 환한 빛이 비치면서 누군가 나타나 "두려워 말라. 하나님께서는 너를 큰 그릇으로 만들어 쓰실 것이다"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선다 싱은 그때부터 시크교도들의 도복과 터번을 벗어던지고 20세에 요한 신학교를 졸업한 후 티베트로 선교 여행을 떠났다. 그가 티베트로 선교 여행을 가는 도중에 바윗길에서 굴러떨어져 정신을 잃었는데 때마침 수도자 마하리쉬가 나타나 구해 주기도 했다. 그가 티베트와 아프가니스탄 등지로 선교 여행을 다니다가 박해를 당해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당했는데도 번번이 기적 같은 구원의 손길이 그를 구출해 주었다. 맨발의 전도사 선다 싱은 죽음의 고비를 몇 차례 넘기며 티베트와 아프가니스탄 전도 여행을 한 후 예루살렘 성지순례를 하고 영국과 미국 방문길에 신앙 간증도 했다. 불교 발생국인 인도에서 불교 인구가 불과 0.7%인 데 비해 기독교 인구가 그보다 3.5배나 되는 2.4%라는 이면에는 맨발로 인도 전역을 돌며 복음을 전한 전도자요, 많은 사람이 존경하는 성자 선다 싱의 역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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