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세태 담은 작품집 잇따라 출간 예정
문인협 대구문학 5월호 특집 제작…작품 모아 '위대한 기록' 7월 발간
시인협 온라인에 관련 코너 마련…자료집 출간·시화 순회전서 계획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최전선이었던 대구에서 대구문인협회와 대구시인협회가 그동안 치열하게 벌여온 눈물겨운 사투와 시민들의 심리적·정서적 상황, 절망과 희망을 담은 문학작품집을 잇따라 출간할 예정이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와 헌신적인 봉사 정신을 보여준 의료진과 대구경북 시도민의 높은 시민정신이 전 세계인의 찬사를 받으며 모범사례가 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문학'이 자연스레 태동하고 있다.
◆대구문인협회, '2020 위대한 대구의 기록' 7월 발간

대구문인협회는 지난 2월 코로나19가 우리나라로 확산하면서 올해 '대구문학 5월호'를 코로나 관련 작품을 담은 특집호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하면서 생생하고 절절한 사연의 작품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집 앞에 있는 목련꽃이 지고 새잎이 솟았다. 벚꽃은 졌고 신록이 우리를 반긴다. 우리는 이기고 있다. 이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한의 무법자를, 우한의 공포를, 우한의 바이러스를 꺾기 위하여 우리 국민은 소리 없는 전투를 하며 만세를 부르려고 한다. 절정은 지났다. 코로나 악귀가 덮쳐 외롭게 하늘로 간 사람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빛을 찾아 헤맨 우한의 의사 리원량이 남긴 메시지 '동이 트지 않았지만 나는 갑니다! 가야 할 시간, 나루터는 아직 어둡고, 배웅하는 이 없이…'를 생각하며 타국의 한 의사의 명복도 빌어본다. (중략, 박명희 수필 '코로나 나들이' 중에서)〉
"작품들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은 절절한 이야기가 담긴 수준 높은 작품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코로나 특집호를 계속 발행해야 할지, 아니면 코로나 관련 작품을 모아 별도의 단행본을 발간해야 할지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4월 초 온라인 (대구문인협회) 이사회를 통해 단행본 작품집을 별도로 발행하기로 결정하고 회원들에게 알렸습니다."
박방희 대구문인협회장은 "이달 25일까지 한 달이 채 못되는 기간 동안 무려 300편이 넘는 시, 단편소설, 수필, 콩트, 시조, 동화 등이 접수되었다"면서 "편집위원회의 엄선을 거쳐 300~400쪽 분량의 코로나 작품집 '2020 위대한 대구의 기록'을 오는 7월쯤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문인협회는 또 코로나문학작품들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예정이다. 오는 9월쯤 코로나19가 상당히 안정화 되면, 대구시내 중심가 공원에서 '시극' '시낭송' '공연' 등이 함께 어울어진 '찾아가는 시 음악회'를 개최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대구시인협회 '코로나19, 대구경북' 코너 마련

대구시인협회는 자체 인터넷 카페에 '코로나19, 대구경북' 코너를 마련해 회원들이 창작한 시, 단상, 칼럼 등을 모아 사태가 진정되고 난 뒤, '시인의 눈으로 본 대구경북의 코로나19 자료집'을 출간하기로 하고 지난달 23일 모든 회원들에게 알렸다. 또한 이 엄중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바라는 독지가의 도움으로 회원들에게 고료도 지급하기로 했다.
윤일현 대구시인협회장은 "역사상 미증유의 재난 그 한가운데를 살면서 당대와 후세대들을 위해 대구시인들이 느끼고 생각한 점을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는 결의를 하게 되었다"며 "지난주 말 현재 원로와 중견 시인을 포함해 70명 이상의 시인이 참여하여 100편이 넘는 작품을 창작했다"고 설명했다.
〈북 카페도 오천냥 막걸리집도 문 닫았는데/ 명자랑 목련네 집은 활짝 열려 있네// 중얼거리다, 갈 곳 없는 신발로 수목원을 걷는다/ 봄의 꽃 태동으로 달큰하고 비릿하다/ 앉은 뱅이 제비꽃은 입이 없어 울지도 못하고/ 보랏빛 창백한 손등을 봄볕에 부비는 중이다…(중략, 강문숙 '코로나19, 봄' 중에서)〉
대구시인협회는 또한 작품집을 출간한 뒤, 코로나19 종식과 환자 치료를 위해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온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희생 정신을 기리기 위해 그들의 명단을 같이 수록하고, 작품을 시화로 제작하여 관련 병원과 기관을 찾아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순회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윤일현 대구시인협회장은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상대적 빈곤과 불평등 해소를 위한 투쟁에 몰입해 왔고 그로 인한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계기로 잠재적 혹은 구체적인 위험에 공동 대응하려는 연대가 새로운 힘으로 결집되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고 말하면서 "전 국민적 트라우마에서 촉발된 이 에너지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느냐에 따라 국가와 지역사회의 흥망이 결정되는 만큼, 지금이야 말로 진정한 작가정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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