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당선인 "초선이지만 할 말 하는 의원 되겠다"
김용판 미래통합당 대구 달서병 당선인은 2전 3기 끝에 금배지를 달았다. 2016년 20대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지역구를 바꿔 달서병에 도전, 4선을 노리는 경쟁 후보를 꺾었다. 서울경찰청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나온 지 7년 만에 당선됐다.
김 당선인은 "이번에 떨어지면 포기한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했다. 주민들에게 감사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할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김 당선인은 고위 경찰관 시절 두 가지 이슈로 유명세를 탔다. 먼저, '주폭(酒暴)과의 전쟁'을 주도했다. 충북경찰청장 시절 술을 마시고 폭력을 행사하는 주취 폭력자들에 대해 강경 대응했다. 사회적으로 과도한 음주 문화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터진 해당 사건에서 서울경찰청장이던 김 당선인이 경찰 수사를 축소·은폐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5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기사회생했다.
국회는 '선수가 깡패'라는 말이 있다. 초선은 소위 '말빨'도 잘 먹히지 않는다는 얘기다. 초선치고는 적지 않은 나이(62세)이기도 하다. 무엇을 하고 싶을까? 그는 "통합당 103명 중 40명이 초선이다. 초선이지만 할 말은 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 국회에 가면 통합당의 정체성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통합당의 패인도 정체성 정립이 안 된 탓이다. 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킹메이커'. 초선 의원에 듣기 쉽지 않은 단어다. 그는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하는 얘기는 아니다. 통합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려면 '이런 사람은 되고 저런 사람은 안 된다'는 나름의 기준을 제기하려고 한다.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중도층에 실망을 주는 사람은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코로나19와의 악연으로 힘든 선거를 치렀다. 부인이 후보 등록 전날(3월 25일)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나면서 그도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공식 선거운동 초반 손발이 묶인 셈이다.
그는 "한 편의 영화와 같았다. 아내가 잘못되면 어떡하느냐는 생각에 잠 못 들기도 했다. 다행히 완치돼서 퇴원했다"며 "100m 달리기 시합에서 상대는 30m 앞에서 달리는 것과 같았다. 문자메시지, 전화만 했고, 유세도 못했고 명함도 돌리지 못했다. 명함을 왜 안 돌리느냐는 항의성 전화도 받았다. 격리 중에 매일신문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달서을에서 달서병으로 옮긴 이유를 물었다. 그는 "제가 (달서병으로) 가야 상대 현역 의원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달서구청장 경선 후보로 뛰면서 달서병 지역의 현안을 많이 알았고, 할 일도 많을 거라 생각했다. 같은 경찰 출신의 윤재옥 의원과 달서을에서 경쟁하는 것을 두고 경찰 안팎에서 우려하는 목소리 있었다"고 말했다.
2년 후 지방선거다. 달서병 지역 지방의원들이 긴장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는 "반대편에 섰거나 상대 후보를 지지했던 지방의원들도 지금부터 스스로 왜 이 지역에 필요한지를 보여달라고 했다. 선입견은 없고 '듣보잡' 공천도 없을 거다. 무한경쟁을 통해 스스로 능력을 보여야 한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이 상호 존중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향후 의정 활동에 대해 그는 "대구 신청사 주변을 광역행정복합타운으로 만들고, 두류공원을 새롭게 리모델링해서 대구의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며 "국회의원으로 법률안 재개정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법을 조정 또는 폐지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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