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만났을 때의 일화다. 애연가인 김정은에게 정 실장이 금연을 권유했는데 그의 돌발성 발언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딱 한 사람, 손뼉치며 반색하는 이가 있었다. 김정은의 아내 리설주였다. "평소에도 건강을 생각해 담배를 끊으라고 부탁하는데도 안 들어요."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 나돌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심혈관 질환 수술 후유증으로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고, 수술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호전되고 있으며 지방에 체류 중이라는 우리 정부 발표도 있었다. 현재로서는 김정은이 TV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추측만 무성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 숙지지 않는 것은 그의 심각한 비만 때문이다. 2011년 말 북한 최고 권력자로 올랐을 당시 그의 몸무게는 90㎏ 정도였는데 9년도 안 돼 120~135㎏(추정치)까지 불어났다. 170㎝인 키를 감안하면 심각한 초고도비만이다. 그는 할아버지 김일성의 후광을 얻고자 애써 몸을 불린 듯하다.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는 "김정은은 '많이 먹어서 관록을 붙여야 한다' '높은 사람이 가늘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했다"고 술회했다.
김정은의 몸 상태는 고지혈증, 관절염, 당뇨 등 성인병들을 달고 다닐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그를 치료한 독일·프랑스 의료진은 "얼굴에 병색이 완연하고 내분비계 및 핵심 장기에 이상이 있다"고 자국 정보기관에 보고하기도 했다. 최고 권력자의 심각한 비만은 북한 체제에 심각한 우환일 수 있다. 안 그래도 김일성, 김정일의 사인도 비만 관련 질환이다. 그래서 북한에는 김정은의 비만 치료를 담당하는 특수 의료시설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의료진과 과학자 130명이 근무한다는데 김정은의 현재 몸 상태로 유추하건대 성과는 신통치 않아 보인다.
100㎏을 웃도는 상태에서의 체중 감량에는 초인적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잔소리가 도움이 될 텐데 '최고 존엄'에게 다이어트를 독촉할 용자(勇者)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북한 주민의 40%인 1천만 명이 영양실조 상태인 마당에 최고 지도자의 과체중이 체제 불안 리스크가 되는 상황이 참 역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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