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 교수 "정경심 딸 입시 스펙 위해 저자 등재"

입력 2020-04-22 19:44:38 수정 2020-04-22 21:53:39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사진 중앙).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사진 중앙).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및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딸 조모 씨가 고등학생 시절 제3저자로 등재된 논문 초록과 관련, 조 씨가 연구에 기여하지 않았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정경심 교수의 서울대 81학번 동기이자 같은 동아리 출신으로 알려진 김모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경심 교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인정했다.

▶김 교수는 "전혀 기여하지 않은 조 씨를(논문 초록에 제3저자로) 올려준 것은 입시 스펙을 위한 것"이라며 "정경심 교수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자신이 조 씨에게 직접 작성해 준 공주대 체험활동 확인서 4장에 대해서도 "생각 없이 확인서에 도장을 찍은 것 같아 후회했다"며 "조 씨가 옆에서 구경하고 허드렛일 하는 걸 제가 너무 좋게 써줬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조 씨가 2009년 일본 학회에 발표된 논문 초록과 포스터에 제3저자로 등재된 데 대해 조 씨가 논문 초록 및 포스터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는데도 허위 내용의 확인서를 받아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했다며 정경심 교수를 기소했다.

이와 관련 김 교수의 증언은 상당 부분 검찰 기소 내용을 입증하는 것이다.

다만 김 교수는 조 씨에게 써 준 확인서 중 일부에 대해서는 허위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조 씨가 일본 학회에 참석해 포스터 발표에 참여한 것 등은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이날 재판에는 당시 공주대 대학원생(생명공학연구소 연구원) 최모씨도 나와 증언했는데, 조 씨가 제3저자로 등재된 논문 초록의 제1저자이기도 한 최 씨는 "논문 초록을 작성한 2009년 4월쯤에 조 씨를 본 적도 없는데, 이름을 넣어주자고 해 그대로 넣어줬다"고 밝혔다. 다만 최 씨는 "조 씨가 이후 진행된 실험에서는 도움을 줬다. 주말에 가끔 나와 홍조식물이 든 어항의 물을 갈아주는 정도였다"며 "논문 기여도는 1~5%정도로 본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검찰은 조 씨가 서울대 의전원 면접 준비 당시 김 교수를 만나 직접 지도를 받았으며 정경심 교수가 김 교수에게 넥타이를 선물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조 씨가 물을 갈아준 것 등은 홍조식물 배양 연구 과정 일부에 참여한 것"이라며 "일본 학회에 참석해 통역을 돕는 등 기여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조 씨가 연구실 방문 전부터 김 교수 지시로 독후감을 쓰는 등 지도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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