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선물가격 50% 하락 땐 전액손실 확정…복구도 불가능"
유가 회복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연이은 국제유가 대폭락 여파로 큰 손실을 입을 위험에 처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례적으로 투기성 강한 원유 선물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 등 일부 상품의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3월부터 원유 상승에 베팅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연초부터 내리막을 그리던 원유 가격이 20달러대까지 추락하자 '저점을 찍었다'고 판단해 반등에 투자했지만, 좀처럼 가격이 오를줄 모르고 바닥없는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이 마이너스 40달러 선까지 떨어진 영향으로 6월물마저 하루 사이에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를 기록했고, 7월물 역시 26달러에서 18달러로 추락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변동성이 높아진 주식시장에서 재미를 본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뛰어든 것이 문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22일까지 유가 하락시 손실을 내는 ETN 8개 종목에 몰린 개인 순매수 금액은 총 5천85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2종(하락시 이익을 얻는 인버스 종목은 제외) 순매수 금액 1조8천509억원까지 더하면 모두 2조4천366억원의 개인 투자 자금이 '유가 회복'만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승은 커녕 사상 유래없는 마이너스 유가 사태가 이어지는데도 상승 베팅은 계속되고 있다. 결국 한국거래소는 22일 투자금 전액 최종 손실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지난 14일 거래정지된 ETN 2개 종목 외에 추가로 2개를 거래정지시켰다.
개인투자자들은 "더 이상 하락할 곳이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유가 상승에 베팅하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유가 하락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개최된 산유국 회의가 또 다시 성과 없이 끝나자 골드만삭스는 "감산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유가 하락세가 다음달 중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거래소는 "WTI 레버리지 종목은 WTI 선물 가격이 50% 이상 하락할 경우 기초지표 가치가 0원이 되어 투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될 위험이 있다"면서 "이 경우 추후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이미 전액 손실이 확정돼 투자자의 손실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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