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떠나 경북으로…청년·중장년층 '이도향촌'

입력 2020-04-21 17:08:28 수정 2020-04-21 19:37:52

경산과 구미, 영천, 칠곡, 포항 순으로 전입자 수 많아
대구의 거점 기능 약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 인구 변화의 영향

공무원연금공단 대구지부는 지난 18일 연금생활자를 대상으로 영천시를 방문하는 귀농귀촌 투어를 했다. 매일신문 DB
공무원연금공단 대구지부는 지난 18일 연금생활자를 대상으로 영천시를 방문하는 귀농귀촌 투어를 했다. 매일신문 DB
지난해 10월 성주로 귀농귀촌한 새내기 농부들이 선배 농부로주터 표교버섯 재배 교육을 받고 있다. 성주군농업기술센터 제공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하다는 '이촌향도'(離村向都)는 옛말이 됐다. 지역 내 인구 이동 축이 대구에서 경북으로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구에서 경북으로 이동한 사람이 경북에서 대구로 옮긴 경우보다 더 많고, 그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젊은 층은 일자리를 찾아, 중장년은 주거를 이유로 경북으로 향했다.

21일 통계청의 전입·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구에서 경북으로 이동한 사람은 3만4천807명으로, 같은 기간 경북에서 대구로 온 3만769명보다 4천38명이 더 많았다. 이 같은 지난해 경북 순유입은 앞선 3년간(2016~2018년) 해마다 848~1천181명 수준의 4배 안팎에 달한다.

대구에서 경북으로 전입한 사람들을 나이별로 보면 20대와 30대가 각각 26.5%와 20.1%로 가장 많고, 그 이유로 '직업'을 1위로 꼽았다. 반면 50, 60대는 '주택'으로 인한 전입이 다른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구 사람들이 많이 옮겨간 곳은 경산시와 구미시, 영천시, 칠곡군, 포항시 등이 순이었다. 특히 경산은 8천399명으로 구미(4천189명)의 2배나 됐다. 경산 전입자 중 가장 많은 30.7%가 '주택'을 이유로 들었고, 다른 곳들은 주로 '직업' 때문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대구의 거점 도시 기능 약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가 젊은 층에는 일자리 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도시철도 등 교통망 확충으로 대구 인근 경북 지자체의 주거 기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 인구구조 변화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녀 교육을 끝낸 중장년이 주거 목적으로 대구생활권인 경산 등지로 이주한다는 것이다. 또 귀향이나 귀촌 등의 영향도 있다. 군위군과 청도군으로 옮긴 대구 사람 중 '자연환경'을 전입 이유로 꼽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안성조 대구경북연구원 사회디자인연구실 연구위원은 "대구와 경북은 각자의 기능에 맞는 협력적인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며 "인구 이동에서 보듯 같은 생활권이나 경제권을 중심으로 공동사업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성주로 귀농귀촌한 새내기 농부들이 선배 농부로주터 표교버섯 재배 교육을 받고 있다. 성주군농업기술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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