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도의원이 포항서 삭발·석고대죄한 까닭은?

입력 2020-04-17 17:06:19 수정 2020-04-17 20:19:40

이재도 경북도의원, 김병욱 통합당 당선인 썩은 땅 비하발언에 대응

1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형산교차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도 도의원이 삭발한 뒤 엎드려 절을 하고 있다.
1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형산교차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도 도의원이 삭발한 뒤 엎드려 절을 하고 있다.

1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형산교차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도 도의원이 삭발하고 있다. 이 도의원은 삭발 후 엎드려 절을 하는 이른바
1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형산교차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도 도의원이 삭발하고 있다. 이 도의원은 삭발 후 엎드려 절을 하는 이른바 '석고대죄' 시위를 했다.

이재도 더불어민주당 경북도의원이 17일 포항시내에서 삭발과 석고대죄 퍼포먼스를 벌여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 도의원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시간 동안 포항 남구 형산교차로에서 삭발을 한 뒤 상복으로 갈아입고 석고대죄 시위를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도 경북도의원이 17일 포항시 남구 형산교차로에서 김병욱 당선인의 요구대로 석고대죄를 하고 있다. 독자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도 경북도의원이 17일 포항시 남구 형산교차로에서 김병욱 당선인의 요구대로 석고대죄를 하고 있다. 독자제공

이 도의원 옆에 선 지인은 '김병욱 당선자님 포항시민의 석고대죄를 받아주십시오'라고 쓴 피켓을 들었다.

이 도의원은 김병욱 미래통합당 포항남울릉 당선인의 '썩은 땅' 발언 등과 관련해 사과를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병욱 당선인 본인이 당선되면, '썩은 땅' 비유를 욕했던 사람에게 장소까지 정해주며 석고대죄를 하라고 해서 즉석에서 석고대죄를 한 것"이라며 "포항 남구 주민은 당선인의 요구대로 했다. 이제는 당선인 스스로 자신이 한 말을 지킬 때이며 교육, 환경 등 공약을 실천하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도의원은 또 "지역민에게 '석고대죄'를 하라는 글을 올렸다는 것 자체가 시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남구에도 당선인과 똑같은 사람이 살고 있다. 시민들을 자괴감과 절망감에 빠뜨린 것에 대해 시민들이 수긍할 수 있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석고대죄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삭발도 했다. 다음 주부터는 릴레이 형식으로 석고대죄를 벌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병욱 당선인은 "마타도어를 일삼는 나쁜 정치인들에게 포항 시민들 앞에서 석고대죄하라고 한 것이다. 절대 일반 시민에게 한 말이 아니다. 올바른 선거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그런 나쁜 정치인들에게 한 요구"라고 반박했다.

한편 김 당선인은 '썩은 땅' 비유가 지역 비하 논란(매일신문 4월 11일 자 5면)이 일자 SNS에 "제가 당선된다면, 일부에서 저한테 제기하는 의혹 아닌 의혹이 아무 문제도 없이 그냥 넘어간다면, 저를 비방한 분들은 형산로터리에서 포항시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합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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