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 이번 국회 '0석' 전망…'원외정당' 전락?

입력 2020-04-15 23:23:41

천정배·박주선·박지원·정동영·유성엽 등 호남 다선도 '전멸' 가능성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원내 3당이자 교섭단체인 민생당이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당선자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총선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간 거대양당 대결 구도로 치러지면서 '제3정당'이 들어설 공간이 줄었고, 당내 계파간 갈등과 공천 논란이 이어져 유권자들도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11시 개표 기준 민생당은 지역구 후보를 낸 58곳 중 단 한곳에서도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는 비례대표도 0∼3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당 소속 현역 의원만 20명에 달하는 민생당이 순식간에 원외정당으로 내몰릴 처지다.

천정배(광주 서구을), 박주선(광주 동구·남구을), 박지원(전남 목포), 정동영(전북 전주병), 유성엽(전북 정읍·고창) 등 현역 다선의원도 모두 패배 위기에 놓였다.

애초 당내에서는 원내 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은 영향으로 민생당이 비례 정당투표 투표용지의 맨 위 칸에 올라 덕을 볼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좌절됐다.

가장 큰 원인은 이번 총선이 진보와 보수 진영의 대결 양상으로 흐른데다, '거대양당' 민주당과 통합당이 모두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양당제'로 돌아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민생당은 또 앞서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의 3당 통합으로 출범한 이후 계파 갈등을 거듭하면서 지지율을 잃었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비례대표 2번에 배정됐다가 당 안팎 거센 비판을 받고서 뒤늦게 비례 순위를 수정하는 등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 역시 패인으로 작용했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기자들과 만나 "개표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볼 수 있겠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크게 실망스럽다"며 "앞으로 정치가 거대 양당의 싸움판 정치로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지도부가 총사퇴 이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든다. 머지않아 당이 결국 해산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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