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건강할 때는 하지 않던 투표… "지금은 반드시 투표해"
15일 오전 11시 척추장애 3급 김명숙(55) 씨는 대구 서구 평리3동 제4투표소에 지팡이를 짚고 걸어왔다. 투표소에서 김 씨 집까지는 300m 거리. 보통 사람에게는 5분 이내 거리지만 그에게는 10분 넘게 걸린다. 그것도 보행보조기구에 몸을 의지한 채 안간힘을 다해 걷는 속도다.
김 씨는 10년 전 사고로 척추를 다쳐 장애 판정을 받았다. 몸을 다치고 나니 하루아침에 생계 위협이 닥쳐왔다. 일을 구하러 알아봤지만 다리를 저는 그를 써주는 곳이 없었다.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있을 수 없어 허드렛일마저 구하기 어려웠다. 한 달에 한 번 받는 장애수당 4만원은 생활을 유지하기에도 빡빡한 돈이었다.
그는 몸을 다친 뒤부터는 투표에 꼬박꼬박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건강했을 때는 '정치인들이 알아서 하겠거니'하는 생각에 투표하지 않은 날이 태반이었다. 이제 그에게 투표는 생존이 달린 문제다. 장애인 정책 하나가 그의 일상에 즉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우리 같은 사람들 조금만 먹고살게 해 주면 안 되겠나'하는 생각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투표하러 왔다"며 "내가 나서서 한 표라도 행사해야 살림살이가 조금이나마 나아질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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