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총선 사이트'는 낙천·낙선운동 버전?

입력 2020-04-09 18:02:27 수정 2020-04-09 21:23:37

특정 후보자에게 '낙선'이라고 달아둬… 2000년대 초반 낙천·낙선운동과 닮아

3일 대구 서구 상중이동 거리에 21대 국회의원 선거 벽보가 붙어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3일 대구 서구 상중이동 거리에 21대 국회의원 선거 벽보가 붙어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시민단체들이 앞 다퉈 4.15 총선 온라인 사이트를 열고 있다. 정보에 목마른 유권자들의 투표에 도움이 되겠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2000년 낙천·낙선운동의 온라인 버전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달 2일 전국 253개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21대 총선 후보 선택 도우미(vote2020.ccej.or.kr)' 사이트를 개설했다. 출마 후보자들의 기초 자료(재산신고액·납세액·주요 경력·학력 등)는 물론 자질(범죄·막말·비리 등)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해뒀다.

특히 현역의원의 경우 입법 성향을 요약한 정보도 함께 게시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나 연동형비례대표제, 의료민영화 등 쟁점이 첨예하게 갈리는 법안에 대해 이들의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시민 A(45) 씨는 "특정 후보자에게는 '낙선'이라고 달아놨는데 2000년대 초반 낙천·낙선운동이랑 비슷해 보인다"고 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이달 7일부터 공식홈페이지에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등 9개 정당의 환경분야 공약을 A부터 F까지 점수를 매겨 평가하고 있다.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감축 대책, 에너지 효율화 정책, 생태 보전 정책 등을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후보자들에게 전달하는 사이트도 생겼다.

''강간죄' 개정을 위한 연대회의'는 'call21st 캠페인(call21st.works)' 사이트를 이달 2일 개설했다.

텔레그램 성착취방 등 성폭력이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불거지자 관련 법률 개정을 요청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지역구 후보자들에게 이에 대한 질문을 보내면 후보자가 질문에 답해 답변을 공유하는 식이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할 경우에는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지만 통상적인 정보 게시와 전달은 문제되지 않는다. 오프라인에서 피켓을 들고 집회를 하지 않는 한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