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코로나 방역 모범국

입력 2020-04-08 06:30:00

조향래 논설위원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대책에 따라 인천국제공항에 중국 전용 입국장이 설치된 지난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발 항공기를 타고 입국한 중국인들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향래 논설위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코로나 전염병 대응에서 '모범국가'로 떠오른 대만이 국제사회에 다각적인 방역 노력을 전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Time)지도 북미와 유럽이 본받아야 할 코로나 방역 모범국가로 대만과 함께 싱가포르와 홍콩을 제시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중화문화권으로 대다수 국민이 중국 혈통이다. 특히 대만은 중국과의 항공 노선이 한 달에 5천700여 회에 달했다.

대륙과의 거리도 130㎞에 불과하다. 인구 2천300만 명 중 85만 명이 중국 본토에 살고 있다. 중국 내 일자리가 400만 개에 달했다. 전체 수출 규모의 30%를 중국이 차지한다. 중국의 견제로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 지위도 얻지 못했다. 우한(武漢)에서 코로나가 발병했을 때 가장 위태로운 나라였다. 그런데 현재 코로나 '확진자 355명, 사망자 5명'에 마스크 수출국이다. 각급 학교들도 개학을 했다. 프로야구 리그 개막전도 열린다.

대만과 싱가포르는 지난 2월 초 중국발 입국 전면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그리고 의료용 마스크 수출을 금지했다. 대만은 존스홉킨스대 방역학 박사인 부총통과 의과대학을 졸업한 위생복리부장이 방역을 지휘했다. 우리는 국민연금 전문가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했다.

중국을 제외한 코로나 최대 감염국인 이탈리아와 이란도 초기에 중국발 입국 금지를 취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전직 질병관리본부장은 "국가 방역을 전문가가 주도하느냐, 정치꾼이 주도하느냐의 차이가 대만과 한국의 차이"라고 꼬집었다. 우리의 사후 방역이나마 국제적 주목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두가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성숙한 대응 그리고 민간의 아이디어와 혁신의 결과였다.

그래도 정부는 "문 활짝 열어 놓고 이만큼 바이러스 잘 막는 나라 있으면 나와보라"며 자화자찬이 늘어졌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쓴 여행 에세이 '유럽도시기행'에 이런 내용의 글이 있다. '전염병이 창궐한다는 뉴스가 들리면 그 지역의 국가조직 자체가 붕괴했거나, 아니면 지극히 무능하거나, 사악하거나 또는 둘 모두인 자들이 권력을 행사하고 있지 않은가 의심해볼 충분한 이유가 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