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행사 "2~3달 매출 '0'…상반기 못 넘긴다"

입력 2020-04-05 17:01:52 수정 2020-04-05 20:01:12

사실상 휴업 상태…직원 10명 미만 영세업체 상당수
유급휴직·희망퇴직 버티기 돌입…"대출 지원만으론 6월까지 못 버텨"

사진은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멈춰 선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멈춰 선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 여행업계가 유급휴직에 더해 구조조정까지 실시하는 등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10인 미만의 영세업체가 밀집한 대구 여행업계는 사실상 휴업상태라며 상반기 중 줄도산을 우려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3일 기준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181개국에 달한다. 특히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등 대구에서 여행수요가 많은 국가들은 아예 입국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국내 여행업계는 우선 인건비 절감으로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이스타항공이 3일 전체 직원 1천683명을 930명까지 줄이기로 하고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고 업계 1위 하나투어는 4월 전직원 유급휴직을 결정했다.

대구 여행업계는 업체 상당수가 직원 10인 미만의 영세업체로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국내 대형업체 대리점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 많아 대기업에 비해 매출 감소에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이 부족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 북구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확정된 예약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기존 예약마저 전부 취소수수료 없이 환불하기로 하면서 직원 둘을 모두 내보내야만 했다. 현재 A씨는 사무실로 오는 전화를 휴대전화로 돌려둔 채 아예 사무실 문을 닫고 있다.

A씨는 "사스나 메르스 때는 매출이 10% 정도 줄어드는 데 그쳤고, 지금처럼 두세달이 넘도록 매출이 아예 발생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폐업을 고심하고 있다"며 "여행업계 특성상 이런 현상이 올해 내내 지속될 것 같아 고용유지지원금도 신청하지 않고 직원을 내보냈다"고 말했다.

대구 여행업계는 업체 상당수가 영세한 만큼 대출지원 외에 직접적인 금융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0일 서울시가 50억원을 투입해 시내 1천개 여행사에 500만원씩 사업비를 지원한 것처럼 업계에 대한 별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행사 대표 B씨는 "보통 지금쯤 여름 성수기 예약이 시작돼야 하는데 전혀 없다. 여름이 지나면 연말까지 비수기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 전체 영업을 망친 셈"이라며 "낮은 금리에 대출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연말까지 직원 월급에 사무실 임대료까지 주며 버티기 어렵다. 직접적인 지원이 확대되지 않으면 6월 전에 도산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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