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방관 상당수 제자리로…지역본부 인력은 현장 남아 업무
하루에 많게는 100건 이상 통화…구급차 출동 전 소독도 전담
"감염병 종식 곧 보이지 않겠나, 조금만 더 견디자는 마음 하나"
전국 각지의 소방인력들이 모여든 대구 두류정수장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이곳을 움직이는 숨은 엔진들이 있다. 현장·이송 관리와 구급차 소독을 도맡은 대구소방안전본부 소속 소방관들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전국에서 모여든 소방 인력 상당수가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면서 두류정수장도 일상을 회복하고 있지만 이곳에 남은 이들은 코로나19의 완벽한 종식을 위해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있다.
지난 31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정수장. 확진자 이송 절차 안내 업무를 맡은 이하나(36) 소방교는 전화 통화로 정신이 없었다. 적게는 하루 30건, 많게는 100건 이상 전화를 감당하다 보니 목은 쉬기 일쑤다.
환자 설득에 진땀을 빼는 일이 부지기수다. 병원에 가기 싫다고 화를 내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치료센터에 가겠다고 요구하는 환자들을 설득하다 보면 진이 다 빠진다. 이 소방교는 "그래도 '고생시켜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하거나 조금만 더 고생해 달라는 위로의 말에 마음을 가다듬는다"고 했다.

이송 차량 안에서 치매 환자나 중증 환자를 돌봐야 하는 박중규(35) 소방사에겐 중증 환자를 돌보다 발생한 아찔한 순간도 많았다. 한 번은 호흡곤란을 겪던 중증 환자를 태우고 3시간 거리인 전주 전북대병원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산소호흡기가 충분하지 않았다. 영대병원에서 산소호흡기를 더 지원받아 이송에 나섰지만 급격히 줄어드는 산소량에 마음이 급했다. 그는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산소가 급격히 떨어져 사이렌을 켜고 속도를 엄청나게 냈다"고 회상했다.

두류정수장에 복귀한 모든 구급차량은 다시 출동하기 전 소독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곳에서 소독을 담당하는 조성환(41) 소방장은 "800여대의 구급차 소독을 4명이 도맡았던 때도 있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구급차량이 20여대밖에 남지 않아 2명이 구급차량 소독과 인체 소독을 전담한다"고 했다.
소독을 하다 보면 목이 매캐해 잔기침이 날 때가 많다. 통풍이 안 돼 땀 배출이 어려운 보호복 탓에 땀도 비 오듯 흘러내린다. 그는 "조금만 더 버티면 코로나 종식이 곧 보이지 않겠나는 생각으로 견뎌내고 있다"며 "사명감 없이는 절대 못할 일이다. 이것이 바로 소방관 DNA"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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