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사들은 코로나 정부 대응 잘못했다는데 정권은 자화자찬

입력 2020-04-01 06:30:00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정부의 코로나 대응과 관련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의 대응이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며칠 전에도 문 대통령은 "한국은 빠른 검사와 빠른 확진, 빠른 격리와 빠른 치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검사 정확도까지 더해져 방역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와 사투(死鬪)를 벌이는 의료진, 진단키트 개발에 매진한 업체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한 국민 덕분에 코로나 사태가 진정세로 돌아선 것을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자신들의 공인 양 자화자찬하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사들의 평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전국 의사 1천589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39.1%가 "올바른 대응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29.8%가 "대응이 다소 부족했다"고 답했다. 의사 10명 중 7명이 정부 대응이 잘못됐다고 평가한 것이다. 반면에 정부 대응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는 16.6%, "매우 잘했다"는 6.1%에 불과했다.

오늘부터 시행되는 '해외 입국자 2주간 의무 격리 조치'를 두고 문 대통령은 "늘어나는 해외 유입에 대해서도 더욱 강력한 조치와 철저한 통제가 필요하다"며 "작은 구멍 하나가 둑을 무너뜨리는 법"이라고 했다. 초기에 중국발 입국을 전면 금지하지 않아 사태를 이렇게 키운 장본인은 문 대통령과 정부 아닌가. 창문을 열어 놓고 모기를 잡는 잘못을 저질러 놓고 지금 와서 작은 구멍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의사협회 조사에서도 84.1%가 중국 경유자 입국을 전면 제한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매일 100명가량 발생하는 와중에 문 대통령과 정권이 낯 뜨거울 정도로 자화자찬하는 것은 총선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정부의 코로나 대응 실패를 덮고 정권 심판론을 모면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자화자찬은 코로나를 종식시킨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코로나와 싸우고, 코로나로 인한 국가적 재난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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