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결집·세대교체 성공? 이런식이면 또다시 참패"
천년 고도 경주가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출마 후보 결정 과정에서 갖은 수모를 당했다.
최고위원회의와 공천관리위원회가 선거구 민심은 안중에도 없는 기 싸움을 벌이며 호떡 뒤집듯 공천 결정을 번복하는 등 주민들의 자긍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보수결집, 세대교체, 시스템·혁신공천' 등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이번 공천의 성과라고 자랑한 내용 가운데 어느 하나도 경주에선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26일 지역에선 이번 총선 통합당 공천과 관련한 두 번째 경선이 치러졌다. 기존 경선 승자로는 '본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당 최고위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애초 공천에서 컷오프됐던 현역 의원과 첫 번째 경선에서 패배한 예비후보가 공천권을 두고 일전을 치르는 이상한 경선이 벌어진 것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보다 보다 이런 막장 공천은 처음'이라는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통합당 한 관계자는 "지역 사회에서 첫 번째 경선에 나선 두 예비후보의 도덕성 문제 등을 지적할 때는 귓등으로 흘리더니 경선 결과가 발표 난 이후에 다시 도덕성 문제로 후보를 내치는 상식 이하의 결정을 했다"며 "경선 승자와 당 대표 측근이 공관위와 최고위 논의 과정에서 물고 뜯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그 와중에 세대교체를 이유로 컷오프됐던 현역 의원이 기사회생하는 희한한 광경을 목격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통합당 공관위는 지난 6일 경주를 2인 경선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런데 현역 의원을 제치고 경선티켓을 거머쥔 두 예비후보를 둘러싼 구설이 이어졌다. 하지만 공관위는 대수롭지 않다며 19일 경선을 강행했고 박병훈 예비후보가 승리했다.
그런데 경선 승자에 대한 최고위 의결이 늦어지더니 25일 오전 박 예비후보의 본선경쟁력 취약을 이유로 공천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날 오후 공관위는 최고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현실적인 이유를 내세워 경선 차점자인 김원길 예비후보를 공천자로 확정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 대표 측근 내리꽂기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예비후보와 황 대표가 같은 대학 출신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당 안팎의 반발에 최고위는 25일 심야 경선실시라는 급처방을 내렸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당의 공천 헛발질에 무소속 후보만 늘어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되는 통합당의 막장 공천 탓에 4년 전 총선에서의 참패가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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