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vs 이인선·홍준표 '보수 양강'…홍준표 "문재인 정권을 보고 왔다"
이상식 "중도층 잡으면 해볼만해"…이인선 "4년 전 아픔 이번엔 없어"
대구 수성을은 17대 총선부터 내리 4선을 한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웃 선거구인 수성갑으로 옮겨가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이 자리를 이인선 통합당 예비후보가 이어받았으나 보수진영 대권주자였던 홍준표 무소속 예비후보가 급작스럽게 등판하는 바람에 단숨에 전국적으로 이목이 쏠리는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보수 후보들 '지역 다지기' vs 민주당은 '수성못'
25일 세 명의 예비후보들은 지역 민심 읽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밑바닥 다지기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 11시쯤 수성2·3가 주민센터를 찾은 이인선 예비후보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안부를 묻고 의견을 나눴다. 핑크색 점퍼로 갈아입은 이 예비후보는 골목을 누비며 유권자들과 인사에 여념이 없었다.
"좀 도와주이소. 이인선입니다"라며 악수 대신 주먹을 부딪쳤다. 지나가던 50대 한 주민은 "공천받았으면 됩니더. 표심은 무조건 공천이 우선이지예"라며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오후 2시쯤 홍준표 예비후보도 수성4가 주민센터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홍 예비후보는 무소속이 선호하는 흰색이 아닌 핑크색 점퍼를 입고 나타났다. 그는 주민센터 입구에서 "이곳으로 (이사)왔습니다. 신고 올립니다"라고 외친 뒤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경적을 울리며 "홍준표"라고 호응하는 운전자들도 간혹 보였고,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시민들도 간간이 있었다. 40대 한 남성은 "원래 통합당 지지하는데 홍준표 대표가 왔기 때문에 찍을 생각"이라며 "현 정권에 속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해주지 않겠나"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오후 4시 30분쯤 이상식 예비후보는 지역 대표 핫플레이스인 수성못을 공략했다.
이 예비후보는 "대구경찰청장을 지낸 이상식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목소리에 힘주며 인사를 건넸고 빠른 걸음으로 운동하던 한 시민은 "이상식, 힘내라 화이팅"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30대 한 여성은 "코로나19가 안정기에 접어들고 우리 방역시스템이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지 않느냐"며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민주당 후보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불꽃 튀는 보수 양강구도… 압승? 표 분산?
보수 후보 간 신경전도 뜨거웠다.
이인선 예비후보는 홍준표 예비후보를 겨냥해 "당 대표하고 대선후보까지 한 분이 어려운 상황에서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당에 헌신해줄 것을 주민들도 원한다"며 "대선후보를 얘기하는 건 1~2년 후 또 선거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양자 경선에서 정상환 예비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거머쥔 이 예비후보는 4년 전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한 주호영 의원에게 패한 바 있다. 20대 총선의 뼈아픈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벼랑 끝에서 승부수를 내던져야 하는 셈이다.
홍 예비후보는 이 예비후보에 대한 질문에 "선거 끝날 때까지 일절 대꾸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돌렸다. 그는 "문재인 정권을 보고 왔다. 다른 후보들은 관심도 없다"며 문 대통령과 자신은 '동급 선수'이고, 다른 예비후보들은 '급'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대선 출마 의사도 밝혔다. "TK 출신 중 앞으로 7~8년 내 대통령 될 재목이 있느냐. 저밖에 없다. 그럼 이번에 당선시켜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예비후보는 통합당 상징 색깔과 비슷한 핑크색 점퍼를 입는다. 그는 "당에 돌아갈 건데 법률상 하자 없다. 다 알아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강 구도에 이상식 예비후보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수 후보 간 표 분산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이 예비후보는 "초반보다 민심이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보수 양강 구도와 관련, 그는 "절대로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수표는 비율이 어떻게 될지 몰라도 양분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가 안정되면서 민주당 지지율도 올라가고 있고 중도층 마음을 잡으면 충분히 해볼 만한 선거"라며 맞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