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특수 실종…경북 전세버스 업계 곡소리

입력 2020-03-25 15:51:44

2천520대 중 747대 휴업…업계 "상반기 영업 공쳤다" 분위기

번호표 반납한 전세버스들. 매일신문 DB
번호표 반납한 전세버스들. 매일신문 DB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봄철 상춘객 특수를 기다렸던 경북지역 전세버스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사실상 상반기 관광객 운송영업은 끝난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24일 경북 전세버스 업계에 따르면 도내에는 147개 업체, 2천520대의 전세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업체들은 3월 봄꽃 개화 시기에 맞춘 나들이객 운송을 통해 연간 성수기의 포문을 연 뒤 4~6월 본격적인 운영에 나선다.

하지만 경북 곳곳의 봄 축제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고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 강조되면서 '개점 휴업'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여행 수요가 90% 이상 급감했다고 입을 모은다.

경산의 그랜드항공여행사 이용희 대표는 "봄철 여행이나 결혼식 손님을 태워 이동하기 위해 전세버스 예약을 했던 사람들 90% 이상이 취소하거나 연기했다"고 말했다.

각급 학교의 개학 연기로 통학버스, 대학생 수요가 줄어든 것도 전세버스 업계를 힘들게 하는 요소다.

부림관광 이성열 대표는 "3월 개강에 맞춰 대학생 수송 수요를 기다렸지만 개강이 미뤄지면서 전세버스들이 운행을 못하고 차고지에 서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보험료와 기사 인건비, 세금 등을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번호판을 반납하고 휴업 신고를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휴업한 전세버스는 747대로 전체의 30% 규모다.

전세버스 업계에서는 운영자금 융통을 위한 장기 저리 대출, 휴업차량에 대한 현금 지원 등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경북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다수 업체들은 부채비율이 높아 제1금융권 대출은 꿈도 못 꾼다. 정부의 특례보증을 통한 장기 저리 대출이 필요하다"며 "휴업 차량에 대해선 보험료 할인 외에 차량유지비, 사무실 임차비 등 고정비용에 대한 현금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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