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까지 가서 온라인 강의 들어야 하는 상황
한국만 못한 방역시스템과 시민의식 때문에 불안하기도
"먼 독일까지 가서 수업 한 번 못 듣고 집에 오네요. 본교에서 복학 신청이라도 받아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일 독일 다름슈타트 응용과학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갔던 김모(25) 씨는 23일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학교 개강은 4월 6일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무서웠다. 국내 대학 측도 교환학생 취소를 권고하는 분위기였다. 이 씨는 독일로 간지 3주 만에 울며 겨자먹기로 귀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가 범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유럽 등에 교환학생으로 간 대학생들의 조기 귀국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대학 역시 수업이 온라인 강의로 대체된 데다 현지의 방역시스템 등을 생각하면 남아 있는 게 모험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유에서다.
올해 초 미국 브릿지워터로 간 교환학생 윤모(27) 씨도 최근 귀국을 결심했다.
윤 씨가 교환학생으로 간 브릿지워터 주립대가 지난 주 캠퍼스를 폐쇄하고 23일부터 모든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윤 씨는 "내가 교환학생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새로운 수업 분위기와 사람들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기숙사에서 온라인 강의만 들어야 한다면 그곳에 머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귀국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국내보다 못한 방역시스템과 시민의식도 귀국을 택한 이유 중 하나다.
7일 여행 차 영국 런던을 찾았던 신모(27) 씨는 여행 도중 미국이 유럽 노선을 막는다는 말에 12일 급히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입국 당시 체온을 재는 등 최소한의 방역 조치도 없었다.
신 씨는 "입국하는 사람 중 감염자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아무 조치도 없는 것을 보고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며 "현지 미국인들이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본 게 다섯 번도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교환학생들이 귀국행 결심을 굳힌 것은 현지인들의 인종차별이었다. 학생들은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코로나19와 관련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프랑스 파리에서 조기 귀국한 임모(24) 씨는 "길을 가다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코로나! 코로나!'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하철을 탈 때면 대놓고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 사람도 있었다"며 "나를 바이러스 취급하는 것 같아 속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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